베트남전 살포 고엽제 여전히 인체와 토양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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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살포 고엽제 여전히 인체와 토양 위협
  • 윤종원
  • 승인 2005.03.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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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살포한 고엽제는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토양을 오염시키고 인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사실은 고엽제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논의하기 위해 11일부터 베트남ㆍ프랑스친선협회가 프랑스 파리에서 이틀 간 일정으로 개최한 국제회의에서 드러났다.

특히 미 법원이 베트남전 당시 무차별로 살포된 고엽제로 피해를 당한 베트남측 피해자들이 낸 피해보상소송을 기각한 직후 나온 것으로 향후 재판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쩐 쑤언 투 베트남고엽제피해자협회(VAVA) 부회장은 이날 연설에서 베트남전 당시 미국은 20여 가지의 각종 고엽제 8천만ℓ를 무차별 살포했으며, 살포 지역 규모는 베트남 남부 지역의 4분의1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고엽제에 직접 노출된 사람 수도 "210만 명에서 480만 명까지"라고 추산했다. 그는 미국이 울창한 밀림을 제거하고 정글을 공산군이 은신지로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954년부터 1975년까지 21년 동안에 걸쳐 고엽제를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베트남 당국이 1천 개 이상의 토양 샘플을 채취해 조사했다고 설명하면서, 이 결과 현존하는 독성물질 가운데 가장 인체에 위험한 다이옥신의 경우 지구상에서 높은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고엽제 환자인 쩐 부회장은 다이옥신이 반감된다 하더라도 인체에 20년 이상 잔류하는 데다 토양의 경우 2m까지 파고들어 오염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암, 유전자체계 불균형, 기형아 출산, 유산, 신경계 파괴 등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 호찌민(옛 사이공)의 뚜 두 병원의 응웬 티 응옥 푸엉 원장도 고엽제 환자인 여성이 출산한 294명의 어린이 가운데 5.4%가 기형아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 비율은 다이옥신 등 유독물질에 감염되지 않는 여성이 출산한 기형아 평균비율 0.4%를 훨씬 웃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엉 원장은 이와 함께 고엽제에 감염된 임신 여성의 사산아 비율 역시 0.34%로 그렇지 못한 여성의 0.02%를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VAVA측은 또 같은 지역에서 고엽제가 살포된 직후에 태어난 여성의 경우 이전에 태어난 여성보다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비율이 10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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