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간, 약에 약하다
상태바
한국인의 간, 약에 약하다
  • 윤종원
  • 승인 2010.03.19 0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인 약 40%는 위장약과 무좀약 등을 분해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해 19세 이상 성인 567명을 대상으로 약물 분해효소의 일종인 "CYP2C19"의 유전자형을 조사한 결과 39%가 분해 능력이 낮은 "대사 저하 유전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 한국인 39%는 대하 저하 유전형인 "CYP2C19*2" 또는 "CYP2C19*3" 형을 갖고 있었다.

중국인과 서양인의 경우 대사 저하 유전형 비율이 각각 31.7%와 14.4%로 한국인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 효소는 위궤양 치료제와 곰팡이 감염 치료제, 혈소판억제제 분해에 작용하는 효소다.

대사 저하 유전형 분해효소를 가진 사람은 약을 분해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약이 체내에 더 오래 머무르게 되고, 이에 따라 약효와 부작용이 더 많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식약청이 일반형과 대사 저하 유전형을 대상으로 위궤양 치료제인 오메프라졸(40mg)과 곰팡이 감염 치료제인 보리코나졸(400mg)의 간 분해능력을 분석한 결과 대사 저하 유전형을 가진 사람은 일반형에 비해 약물혈중농도(AUC)가 각각 최대 7.3배와 4.0배나 높았다.

식약청은 이러한 약물 분해효소의 유전적 특징을 의약품의 용법.용량이나 주의사항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혈액응고 억제제인 와파린의 허가사항에 한국인의 약물유전형에 따른 별도의 용법.용량을 추가됐다.

식약청은 또 앞서 지난 2007년 특정 약물 분해효소를 가진 사람에서 혈압약 카베디롤의 약효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을 이 약의 주의사항에 반영했다.

식약청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개인 맞춤 약물요법을 선도하기 위해 한국인 약물유전형 분석 결과를 특허로 등록하고 약물유전정보 데이터베이스도 운영하고 있다"며 "약물분해에 관여하는 25개 주요 유전자에 대한 한국인 유전형분포도를 이미 확보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