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세계의 병원인증제도(ISQ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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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세계의 병원인증제도(ISQua)
  • 윤종원
  • 승인 2010.01.0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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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연 국립암센터 암검진사업과장
최근 국제기준에 따른 의료기관평가 제도의 국가 인증제 도입에 대한 찬반 논란이 가열됨에 따라 International Society for Quality in Health Care(ISQua)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ISQua는 의료기관평가 제도 자체에 대한 국제 인증을 담당하는 프로그램(International Accreditation Programme, IAP)을 운영하고 있는 독립적인 비영리 기관이다. 1985년 의료의 질 보장에 관심을 가진 전문가 집단이 이탈리아에서 모인 것을 시작으로, 1988년 Peter Reizenstein (학술지 편집장 및 회의 의장을 맡음)의 주도로 성립되었으며, 이후 매년 열리는 국제의료 QA학술대회(ISQua"s international conferences)와 학술지(The International Journal for Quality in Health Care)발간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주로 의료기관의 질 향상을 위한 방법론의 개발에 초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고, WHO의 협력기관으로 환자안전(Patient safety)과 관련하여 기술적이고 정책적인 자문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ISQua는 의료의 질 향상에 관심이 있는 70여개 나라의 개인이나 기관, 회원들로부터 재정을 지원받고 있고, 호주와 아일랜드 정부로부터도 추가적으로 지원을 받고 있다. 호주의 멜버른에 위치했던 사무국은 2008년에 아일랜드의 더블린으로 옮겨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ISQua가 질 향상 활동의 일환으로 국제적인 수준의 의료기관평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확산시키기 위하여 1999년부터 도입한 IAP는 각국의 의료기관평가 제도 자체를 인증하는( "Accredits the Accreditors") 국제적으로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IAP는 각국 의료기관평가 프로그램의 비교분석을 통하여, 첫째, 평가 기준과 운영프로그램의 원칙을 세우고, 둘째, 평가기구가 갖추어야 하는 요건들을 평가하며, 셋째, 새롭게 개발하는 의료기관평가 프로그램에 대하여 조언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IAP는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이루어지는 평가로, 2009년 현재 평가 기구(national accreditation bodies), 평가 기준(health care standards), 그리고 평자가 훈련 프로그램(surveyor training programmes)의 3가지 영역에 대하여 4년 주기로 국제 인증평가를 담당하고 있다. 인증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3개 영역에 대하여 독립적으로 신청을 하고, 평가영역별 인증평가 결과도 상호 독립적으로 적용된다.

IAP의 평가방법은 전문가들에 의한 동료평가(peer Review)가 원칙이다. 평가 기구에 대한 평가는 동료전문가에 의한 현장평가와 피평가기관의 자체평가(self-assessment) 결과검토로 이루어진다. 평가 기준과 평가자 훈련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는 별도의 현장평가 없이 동료전문가에 의한 평가기준 검토와 피평가기관의 자체평가 결과 검토를 통하여 인증여부가 결정된다. ISQua로부터의 인증은 대외적으로는 정부, 보험자, 소비자들에게 자국의 의료기관평가 제도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았음을 알리고, 대내적으로는 평가주체 스스로가 평가체계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ISQua에서는 국제 인증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참여하는 경우 평가 기준부터 신청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2009년 12월 기준 16개 평가 기구, 29개 평가 기준, 그리고 5개의 평가자 훈련 프로그램이 IPA의 인증을 받았다(표 1). 대표적으로 호주, 캐나다, 영국, 말레이시아, 대만 등의 국가에서 인증을 받았고, 최근 국내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도 ISQua로부터 평가 기구와 평가 기준에 대한 인증을 받은 바 있다.

○ 평가기구에 대한 인증 프로그램
ISQua의 평가 기구 인증 프로그램은 리더십(leadership), 지원서비스(support services), 그리고 서비스전달(service delivery)의 3가지 영역에 대하여 평가를 한다. 첫째, 리더십은 평가의 목적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조직이 구성되어 있는지, 전략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재정 및 운영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위험관리와 성과향상을 위한 체계를 갖추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둘째, 지원서비스 영역은 인적자원관리와 정보관리 평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셋째, 서비스전달 영역은 평가자 채용 및 교육을 포함한 평가자 관리, 전반적인 평가의 과정, 그리고 평가결과의 결정 및 결정 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에 대한 내용에 대하여 평가를 수행한다.

○ 평가 기준에 대한 인증 프로그램
평가 기준 인증 프로그램은 첫째, 의료기관이 질 향상을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둘째,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연속성을 보장하며, 셋째, 의료기관의 역량과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평가 기준이 구성 되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또한 평가 기준 개발과 평가 절차, 그리고 평가 기준에 대한 달성정도를 얼마나 객관적이고 일관되게 측정하는 체계가 갖추어졌는지를 평가한다.

○ 평가자 훈련 프로그램에 대한 인증 프로그램
평가자 훈련프로그램에 대한 평가에서는 첫째, 평가자 훈련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관리하고 있는지, 둘째, 평가자의 자격을 규정하고 이에 맞는 평가자를 선발하고 있는지, 셋째, 선발된 평가자를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재평가하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ISQua에서는 평가 기구, 평가 기준, 그리고 평가자 훈련 프로그램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개발하고, 평가를 통해 최대의 성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각국의 평가주체가 다음의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첫째, 평가의 목적을 정의해야 한다. 즉, 성과 및 향상정도 측정을 통하여 의료서비스의 성과와 환자안전을 향상시키고 위험요인을 감소시키며, 공공에 대한 신뢰와 책임을 강조할 수 있도록 목적을 설정해야 한다. 또한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목적이 무엇인지도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둘째, 평가의 범위를 정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공공/민간 의료기관, 1/2/3차 의료기관, 그리고 의무/자발적 참여 여부를 포함하여 평가의 대상과 범위를 명확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질 향상 전략이나 의료체계의 개편과 관련하여 의료기관평가의 바람직한 역할이 무엇인지, 각국 정부와 평가 기구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하고, 가능한 한 평가 기구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
셋째,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을 최대한 이끌어내야 한다. 정부조직, 전문가 단체, 보험자, 소비자 단체, 그리고 의료 단체 등의 지지를 최대한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된 자문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외부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하여 평가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전문가들의 경험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평가 기구의 미션과 비전을 포함하여 운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여섯째, 평가를 위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평가결과의 활용방안에 따라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예산 부담 여부와 정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원활하고 안정적인 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평가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동시에 고민되어야 한다.
일곱째, 투명하고 객관적인 의사결정과 보고체계를 마련하고, 공정한 이의신청 절차를 통하여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여덟째, 평가자의 선발 기준 및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평가자에 대한 평가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아홉째, 평가 기준 및 평가 방법에 대한 만족도, 평가자의 능력, 평가절차, 보고서, 또는 훈련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 등을 포함하는 의료기관평가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평가 절차와 기준을 개발해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의료기관평가의 인증제 도입과 관련하여, 해외환자 유치를 위해서는 국내 의료기관평가에 대한 ISQua의 인증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해외환자 유치에 효과적이지 않은 ISQua의 인증을 받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양립하고 있다. 물론 의료기관평가 인증제 도입을 통하여 해외환자를 유치하고,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내 의료기관의 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평가 참여로 인한 외화유출도 막고, 아시아 다른 국가들의 의료기관들도 평가를 받기 원하는 국제적인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ISQua에서 권고한 것처럼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목적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현 시점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먼저 결정한 후, ISQua의 인증이 필요한지를 고민한다면 보다 생산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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