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감염자 치료시기 앞당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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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감염자 치료시기 앞당겨야
  • 윤종원
  • 승인 2009.12.01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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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합병증 발생률을 낮추려면 치료를 더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지침이 나왔다.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는 30일 의사들에게 HIV감염자의 에이즈치료제 복용 시기를 현행보다 1~2년 앞당기라는 새로운 지침을 전달했다.

WHO가 지난 2006년 HIV치료 지침을 배포한 이후 여러 연구는 권장된 것보다 일찍 치료를 시작한 에이즈환자의 생존확률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에이즈 전문가인 데이비드 로스 런던 위생학.열대의학대학(LSHTM) 교수는 치료를 늦게 시작한 환자는 치료과정에서 결핵과 같은 치명적인 다른 합병증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개정된 지침은 과거 혈액중 면역체제 정도를 나타내는 CD4 세포의 수준이 200 가량이 될 때까지 기다렸던 것과 달리 약 350 수준일 때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서구 국가 의사들은 CD4 수준이 500으로 낮아지면 치료를 시작하고 있다.

WHO는 또한 새 지침에서 HIV에 걸린 임신부는 더 이른 시기부터 치료를 시작해 수유 중에도 치료제를 복용하라고 권장하는 한편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에이즈치료제 스타부딘(Stavudine)에서 유해한 부작용이 발견됐다면서 사용을 금지하도록 각국에 촉구했다.

WHO의 고위관계자인 나카타니 히로키는 만약 HIV 감염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국가에서 이 지침을 채택한다면 더 많은 사람이 더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새로운 지침이 적용돼 평생에 걸쳐 진행되는 에이즈 치료 대상자가 2배로 증가하면 국가와 자선단체가 그 비용을 어떻게 충당해야 할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에이즈 치료를 받는 환자는 약 400만명이며 치료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환자는 500만명에 이른다. 이 지침에 따라 조기 치료를 시행하면 300~500만명이 추가로 치료대상자에 포함된다.

로스 교수는 아프리카에서는 이미 에이즈 프로그램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환자에게 처방할 약이 충분치 않은 일부 병원에서는 새로운 치료대상자를 돌려보내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에이즈 전문가는 WHO의 새 지침 때문에 전 세계 에이즈 프로그램들이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HIV감염자라도 에이즈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하도록 설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과 함께 더 많은 사람이 더 오랜 기간 치료제를 투약하면 치료제에 대한 내성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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