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불꽃처럼 나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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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불꽃처럼 나비처럼"
  • 윤종원
  • 승인 2009.09.18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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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조선말을 배경으로 명성황후와 그의 호위무사가 펼치는 사랑을 그린 사극 멜로물이다.

멜로를 표방했지만, 실제 영화의 재료는 다양하다. 액션과 코미디 등이 마구 뒤섞였다.

자객 무영(조승우)은 어느 날 나룻배를 타러 온 민자영(수애)을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자영은 조만간 황후가 될 고귀한 신분.

주체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진 무영은 주변의 만류에도 결국 입궁 시험을 거쳐 황후가 된 자영의 호위무사가 된다.

남편 고종의 무관심과 무영의 헌신적인 태도 속에 자영도 어느덧 무영에게 마음의 빗장을 풀기 시작한다.

영화의 시작은 근사하다. 은밀한 음모를 꾸미는 대원군(천호진)을 잡아내는 카메라는 느리지만, 비밀스런 분위기를 제대로 포착한다. 피사체를 흔들리게 잡는 카메라는 격랑의 시대를 살고 있는 인물들의 불안함을 잘 전해준다.

그러나 이 영화의 미덕은 거기까지다.

영화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뇌전(최재웅)과 무영의 선상 결투 장면에서 인물의 동선은 거칠고, 액션의 리듬감은 조화롭지 못하다. 요컨대 갑자기 빨라지거나 느려지면서 불규칙하고 조악하다는 인상을 준다.

눈물을 강요하는 듯 비장한 음악을 과하게 사용한 점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무영의 대사톤도 완급을 조절했으면 하는 아쉬움을 준다. 마치 록 가수처럼 샤우트 창법으로 내지르기 일쑤다. 슬로우 비디오처럼 느리게 이어지는 장면도 지루함을 더한다.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2시간4분에 달한다.

눈길을 끄는 요인은 있다. 조승우의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인 데다 수애가 데뷔 후 첫 베드신에 도전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베드신과 관련,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이 영화는 15세 이상 관람가다.
이 영화는 명성황후 시해사건 당시 최후까지 일본 자객들과 싸운 시위대장 홍계훈 장군을 모티프로 한 야설록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멜로 영화로는 드물게 92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와니와 준하"(2001), "분홍신"(2005)을 연출한 김용균 감독의 작품이다.

9월24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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