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주범은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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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주범은 바이러스
  • 이경철
  • 승인 2009.05.1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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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페스를 일으키는 사이토메갈로바이러스(CMV)가 고혈압의 주요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대학 의과대학의 클라이드 크럼패커 박사는 CMV가 혈관에 염증을 일으켜 혈압상승을 유발하며 이 바이러스가 과다한 지방섭취와 만나면 동맥경화를 일으킨다는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이 쥐실험을 통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고혈압을 보는 시각이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함을 의미하는 동시에 백신과 항바이러스제로 고혈압 치료가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크럼패커 박사는 말했다.

현재 고혈압치료 백신은 없으나 사노피-아벤티스, 노바티스, 클락소스미스클라인, 바이칼 제약회사가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스위스의 로슈 제약회사는 장기이식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환자들의 CMV 감염을 막기 위해 개발한 발사이트(Valcyte)라는 항바이러스 백신을 만들고 있다.

크럼패커 박사는 실험실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각각 보통 먹이와 지방이 많은 먹이를 주고 몇 주 후 각 그룹을 다시 절반씩 나누어 한 서브그룹에만 CMV를 노출시켰다.

그로부터 6주 후 CMV노출 두 서브그룹은 모두 혈압이 상승했으며 이중 고지방 섭취 서브그룹은 동맥경화 증상까지 나타났다.

이는 CMV 감염과 지방 과다섭취가 상승작용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크럼패커 박사는 지적했다.

또 다른 쥐실험에서 연구팀은 CMV에 감염된 쥐들의 신장세포를 분석한 결과 고혈압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효소 레닌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또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간 혈액세포에서도 이 효소의 수치가 올라간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CMV는 세계적으로 성인의 60-99%가 감염되어 있다. 대체로 40세에 이 바이러스에 노출돼 증세가 전혀 없는 잠복상태로 들어가며 나중에 장기이식 등으로 면역체계가 약화되면 발병한다. 임신 중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기형아를 낳을 수 있다.
이 연구결과는 온라인 과학전문지 "공중과학도서관-병원체(Public Library of Science - Pathogens)" 최신호에 실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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