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전염병 경보 5단계로 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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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전염병 경보 5단계로 격상
  • 이경철
  • 승인 2009.04.3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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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사무총장 "즉시 대유행 대비플랜 가동해야"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는 29일 마거릿 찬 사무총장 주재로 진행된 제3차 비상위원회 회의에서 SI 사태와 관련한 전염병 경보 수준을 현행 4단계에서 "대유행(pandemic)이 임박했음"을 뜻하는 5단계로 격상시켰다.

찬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10시(한국시간 30일 오전 5시) 제네바에서 진행된 글로벌 전화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발표하고 "이는 각국 정부로부터 제약산업에 이르기까지 더욱 긴박하게 필요한 행동들을 취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앞서 찬 총장은 15인 비상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멕시코와 미국을 비롯한 SI 사태 현황 등을 검토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5단계 경보는 바이러스의 인간 대 인간 전염이 한 대륙의 최소 2개국에서 발생해 "대유행이 임박했다"는 강력한 신호가 된다. 5단계는 "대유행"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경보 단계이다.

이는 27일 WHO가 "전염병 위험의 상당한 증가"를 뜻하는 "4단계"로 경보 수준을 격상시킨 지 이틀만에 취해진 조치로서 이번 신종 SI 바이러스가 멕시코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데 대한 심각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찬 총장은 "정말로 모든 인류가 전염병의 위협에 놓여 있다"면서 "모든 나라들은 지금 즉시 자국의 대유행 대비 플랜들을 가동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이번 전염병 사태가 얼마나 극심할지 여부"라면서 "세계 각국은 이를(경보 격상) 대비태세를 높이는 기회로 활용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찬 총장은 "이번 SI 바이러스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만큼, 이에 매우 진지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뒤, "현재 WHO가 보유한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양은 충분치 못하다"면서 관련 제약업체들과 회원국 정부들에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WHO가 전염병 경보를 두 번째로 높은 5단계로 격상시킴에 따라, 백신 제조업체들은 계절적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라인들을 이번 SI 관련 백신 생산라인으로 교체해야 하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추가 조치들을 취하게 된다.

하지만 찬 총장은 이날 회견에서는 "현 시점에서는 전염병 백신 제조를 개시할 충분한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해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 전까지는 전염병 백신 제조 요청을 일단 보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후쿠다 케이지 사무차장은 이번 경보 격상을 계기로 회원국 정부들은 자국의 실험실 능력을 제고해 SI 감염 의심환자들을 즉시 검사하는 한편, 자국 사정에 따라 휴교를 포함한 "사회 격리" 정책을 취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종 SI 바이러스가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이날 현재 미주, 유럽, 아시아 일부 국가 등을 포함해 감염국이 30개국에 달하고, 사망자도 미국 1명을 포함해 160명으로 늘어났으며, 감염의심 환자 수도 3천명에 육박하고 있다.

유럽지역의 경우, 27일 스페인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S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사례는 영국 5명, 독일 3명, 스페인 2명, 오스트리아 1명 등 모두 11명으로 늘어났다. 이들 국가 외에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벨기에, 덴마크, 스웨덴, 폴란드 등에서도 SI 의심 환자에 대한 검사가 진행되고 있어 감염환자 수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찬 총장은 "세계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인플루엔자 전염병에 대한 대비가 더 잘되어 있다"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실시간으로 이 전염병을 추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WHO가 표준실험실 검사 결과 이날 현재 공식 확인한 감염자 수는 미국 91명과 멕시코 26명을 비롯해 9개국 148명이며, 이 가운데 사망자 수는 멕시코 7명과 미국 1명 등 8명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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