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평가 주체로 정부는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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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평가 주체로 정부는 곤란
  • 박해성
  • 승인 2009.04.1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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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준 이사, “전문성과 독립성 위해 병협 위임 바람직”

내년 의료기관평가 3주기를 앞두고 전담기구의 도입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평가의 주체가 정부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가 주체가 될 경우 강압적이고 타율적인 평가로 자율적 질 향상이라는 평가 의의가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세대학교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소장 조우현)는 지난 10일 연대 종합관 331호에서 ‘의료기관평가 전담기구 설치 운영 및 중소병원 평가 방안’ 공청회를 개최, 전담기구 설치 필요성 및 도입방안에 대해 논의를 나눴다.

이날 공청회에 토론자로 나선 대한병원협회 이왕준 정책이사는 “전담기구의 주체가 정부가 되면 자율적 질 향상을 위한 평가라는 취지가 왜곡될 수 있으므로 민관 합동의 비영리 독립조직으로 설립돼야 한다”며 “전문성과 독립성을 전제로 병협이 이를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기관 전담기구 도입방안에 대해 주제발표한 단국대 예방의학과 이상규 교수 역시 정부가 독자적인 주체로 나설 경우 독립성이 훼손돼 이로 인한 평가결과의 신뢰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민관이 함께 운영하는 방안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라 제안했다.

이왕준 병협 정책이사는 각각의 파트의 역할은 맞지만 모아보면 그 역할이 달라진다는 ‘구성의 모순’을 예로 들고 “우호적·합일적 시각으로 전담기구 도입에 관한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그 결과가 왜곡돼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해 나가야 한다”고 밝히고 중장기적인 계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이사는 “가장 먼저 설립주체가 결정돼야 바른 정책 방향이 잡힐 것”이라며 “전담기구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위해서는 지난 의료기관평가를 통해 꾸준히 노하우를 쌓아 온 대한병원협회가 주체가 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일 것”이라 밝혔다.

토론에 함께 나선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교실 신의철 교수 역시 전담기구의 주체가 정부가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 교수는 민간이 자발적인 독립법인으로 의료기관평가 전담기구를 운영하고 있는 미국·프랑스·호주 등의 예를 들고 그 이유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 언급했다.

또한 이상규 교수의 주제발표에서 전담기구의 주체 선정이 재원조달의 현실 가능성에서만 이뤄진 점을 지적하며 “재원조달이 가장 중요한 문제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평가 기능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전문성과 독립성, 그리고 자발성 위주로 우선 고려돼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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