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가협상 여전히 ‘안개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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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수가협상 여전히 ‘안개속’
  • 김완배
  • 승인 2008.10.0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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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경영난 심각‥적정수가로 보상을
올 수가협상이 여전히 안개속을 맴돌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형근)과 대한병원협회(회장 지훈상)는 6일 두 번째로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했으나 연구방법론 타당성을 둘러싼 공박에 이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기관수 와 급여비용 증가에 대한 해석상 차이만 확인한채 회의를 마쳤다.

양 기관이 이날 협상에서 대략 4 가지 정도의 쟁점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의 국세청 자료 이용한 병원 비용추계에 문제있다

병협은 우선 공단측이 내세우고 있는 국세청 자료를 이용한 병원급 의료기관의 비용산출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에서부터 포문을 열었다.

병협에 따르면 국세청에서 세금을 매길때 미결산 기관에 대해선 패널티를 부여하기 위해 임의적으로 0.78%의 경비율을 적용해 비용을 산출하는데 공단은 이같은 단순경비율을 적용해 병원급 의료기관의 비용을 추계했다는 것. 이렇게 하면 병원급 의료기관들이 지출한 비용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병협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국세청 자료를 이용하되, 의료법인병원 822곳이 제출한 자료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란 주장을 펴고 있다. 의료법인 병원의 경우 수입과 비용이 모두 노출돼 있어 병원계의 대표성은 물론 투명성까지 갖추고 있다는 것. 의료법인 병원의 국세청 보고자료를 갖고 산출하면 두자리수 이상의 인상율이 도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 보장성강화로 병원 급여비용 증가

한마디로 지난 2008년도 수가협상때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하면서도 연구결과만 갖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요양기관과 급여비용의 증가 등을 전반적으로 감안, 결정하게 될 것이란 원칙론만 표명하고 있다. 또한 한정된 수입범위안에서 수가를 조정할 수 밖에 없다는 한계성을 함께 내세우고 있다.

공단은 특히 정부의 보장성강화 정책으로 병원급 의료기관의 급여비용이 증가한 것과 개원가의 공동개원 형태로 병원급 의료기관을 많이 개원해 병원급 의료기관의 개체수가 늘어난 점을 내세워 수가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는 병원계를 압박하고 있다.

#병협, 보상성강화로 병원수입 늘지 않고 오히려 수익성 저하

병협은 이에 대해 병원급 의료기관의 급여비용이 늘어난 것은 정부의 보장성강화정책에 따른 현상으로 보험적용이 되지 않아 환자에게서 받던 진료비를 보험에서 받게 됐을 뿐, 병원 수입은 증가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급여가 확대될수록 병원의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진다는 것이 병협측의 주장이다.

또한 병원급 의료기관의 수가 증가한 것은 개원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병원급으로 허가받은데서 비롯된 사회적 현상으로, 병원급 의료기관이 실질적으로 많이 늘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최근 개체수에 있어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인 노인요양병원의 경우도 저출산과 인구의 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에 의한 것이란 점을 감안할 때 건강보험 재정이 아닌 특별재정으로 충당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란 병협측의 논리다.

#올 물가상승율 5.9%·인건비 상승률 7.7%‥물가·인건비 상승률은 보전해줘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 1/4분기 물가상승율은 5.9%. 지난해 3%대에 비해 2배 가깝게 증가했다. 통계청에 잡힌 10인 이상 보건업 사업체의 인건비 상승률은 7.7%. 여기에 유류비가 59% 올랐고 식자재료도 12% 가량 인상됐다. 전체 원가구성에서 0.7-0.9%를 차지하고 있는 관리비가 올라갈 수밖에 없게 됐다는 병협측의 주장이다.

병협은 여기에 주40시간 근무제 첫 시행때 일부 3차 기관들에만 해당되는 것이라는 이유로 수가조정에서 제외됐던 것도 이제는 모든 병원급 의료기관이 주40시간 근무제에 해당되는 만큼 이제는 수가인상요인중 하나로 검토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수가 현실화는 어렵더라도 최소한 실물경제에서 반영된 물가인상분이나 인건비 상승분, 관리비 인상분 정도는 기본적으로 수가에 먼저 반영한후 다른 수가인상 요인에 대해 논의하는 구조로 가는 것이 타당할 것이란 주장이다.

병협과 공단 양측은 이날 협상에서 급여확대 문제를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공단측은 지금까지 상당부분 급여확대가 이뤄졌지만,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비급여 부분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충분한 급여확대가 이뤄진 후 적정수가체계를 논의하자는 주장을 편 반면 병협은 비급여를 모두 건강보험에서 흡수하려면 보험재정의 혁신이 이뤄져야 가능할 것이라고 비현실성을 지적하고 수가 적정보상이 앞서야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금이라도 덜 올려주려는 공단과 어려운 병원경영 현실을 호소하며 적정 수가수준에 한걸음 더 접근하려는 병원계의 생각의 폭이 어느정도 좁혀지느냐가 올 수가협상의 관건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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