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ㆍ태국 등 동남아국 조류독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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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ㆍ태국 등 동남아국 조류독감 비상
  • 윤종원
  • 승인 2005.01.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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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지난 3주 사이 조류독감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6명으로 늘어난데 이어 태국에서도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또 캄보디아가 불법 가금류 수입을 막기위해 국경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조류독감 사태가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등 각국이 조류독감의 확산 조짐에 크게 긴장하고 있다.

베트남 일간 투오이 체(청년)지는 20일 보건부와 농촌개발부 관계자 등을 인용, 남부 티엔 장 성 출신의 18세 여성이 조류독감 바이러스인 H5N1에 의해 19일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환자는 고열과 기침, 폐기능 악화 등 조류독감 증세를 보여 지난 6일 호치민시의 열대병진료원에 입원한 뒤 치료를 받다 이날 숨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특히 올들어 사망한 6명은 모두 남부 출신으로 닭이나 오리 같은 가금류와 접촉한 뒤 발병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3년 말부터 베트남에서 조류독감으로 사망한 사람 수는 모두 26명으로 집계됐다.

베트남 국영 VTV는 19일 가금류와 접촉하지 않은 42세의 하노이 출신 남성환자한 명도 조류독감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환자는 이달 초 하노이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형을 간병하다 H5N1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인간 대 인간 감염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VTV는 보도했다.

VTV는 또 그가 돌보던 형은 지난 6일 사망했으나 시험 결과 조류독감과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WHO는 성명을 통해 "베트남 보건부가 최근 발병과 관련해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WHO 역시 보건부와 긴밀한 접촉을 통해 조사결과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밝혔다.

WHO는 특히 H5N1 바이러스의 전이에 따른 인간 대 인간 감염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면서, 베트남 정부로부터 10명 이상의 사람들에 대해 그런 가능성을 정밀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앞서 WHO는 인간 대 인간 감염이 현실로 나타날 경우 피해가 엄청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농촌개발부는 지금까지 조류독감 발생지역에서 살(殺)처분한 가금류 수는 30만 마리 이상으로, 가금류 수요가 급증하는 설 연휴를 앞두고 우려되는 발병 확대를 차단하기 위해 중국으로부터 수입금지와 방역활동 확대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태국의 라용주(州)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태국 축산청이 밝혔다.

태국 언론 20일자 보도에 따르면 유콘 림램통 축산청장은 라용주 클랭군(郡)에서 닭 21마리가 살처분됐다며 지금까지 라용에서는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발견된 적이 없었던 만큼 새로운 사례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해로를 통해 라용주에 밀반입된 닭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보고에 따라 축산청이 동부 국경을 통한 가금류 수입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라용주는 수도 방콕에서 자동차로 3시간 거리에 있다.

그는 핏사눌록과 수판 부리주에 대해서도 앞으로 21일간 조류독감 동향을 감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태국 보건부 질병통제본부는 조류독감 확산을 막기 위해 라오스와 캄보디아에 인접한 국경 지역 감시를 강화토록 지시했다.

캄보디아에서는 아직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발견되지는 않았으나 역시 설 연휴를 계기로 조류독감이 확산될 것을 우려, 가금류의 불법 수입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캄보디아는 지난달 조류독감이 보고된 나라로부터의 모든 가금류 수입을 전면 금지토록 했으며 특히 베트남과 태국을 통한 감염을 극히 경계하고 있다.

조류독감이 캄보디아에서 마지막으로 보고된 것은 지난해 9월이었으나 조기에 진화됐고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도 아직은 없다.

한편 WHO측은 최근 조류독감 사례 보고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음력 설 이전에 빠르게 퍼진 것과 유사한 것에 주목하고 설 연휴 인구 이동이 가져올 조류독감의 확산을 경고했다.

WHO의 베트남 책임자인 한스 트로에드손씨는 "2월9일 시작하는 설 연휴에 주민들이 대거 이동하고 가금류 소비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바이러스의 확산 및 감염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고 우려하면서 감염된 가금류가 긴급 구호가 필요한 지진ㆍ해일 피해지역으로 공급되는 사례를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의 경우 9개국에서 조류독감이 발생, 1억마리 이상의 가금류가 살처분됐으며 베트남과 태국에서는 26명이 감염돼 12명이 숨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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