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친화 식품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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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친화 식품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
  • 윤종원
  • 승인 2005.01.20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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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생산한 식품이 일반적인 방법으로 만든 것 보다 더 안전하거나 건강에 더 좋은 것은 아니라고 독일의한 식품위생 전문가가 19일 주장했다.

카르스텐 펠하버 라이프치히 대학 식품위생연구소장은 그간 여러 검사와 수십년간의 연구경험 등을 토대로 내린 학문적 결론으로는 오히려 일반적인 방식으로 제조한 식품이 더 위생적일 수도 있음을 밝혀냈다고 뉴스전문 채널 n-tv가 보도했다.

펠하버 소장에 따르면 독일에서 유통 중인 친환경 인증 육류와 소시지류 85종에 대해 오감 조사와 미생물 및 화학적 검사를 한 결과 총 세균수가 많고 냄새와 맛이 떨어지는 등 품질 및 보존기한 관련 문제가 많이 나타났다.

예컨대 돼지고기의 경우 친환경 인증을 받은 제품의 총세균수가 일반 제품에 비해 평균 4배나 많았으며, 계란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펠하버 소장은 따라서 소비자들의 식품 구매와 관련해 실질적이고 공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객관적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친환경 제품의 경우 재배나 사육, 제조에 필요한 토지와 시설이 더 커야 하고 사료나 식수 공급에도 더 많은 돈이 드는 반면 생산량이 적어 희소가치가 있어야 경제성이 있기 때문에 환경 친화 농업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친환경 식품의 맛이 더 좋은 경우가 많다는 점에 대해서는 펠하버 소장도 인정했다.

펠하버 소장의 주장은 마당에 풀어놓고 키운 닭의 알이 닭을 닭장에 가둬 놓은채 대량으로 생산한 달걀에 비해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성분이 훨씬 많다는 독일 정부 당국의 발표에 뒤이어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레나테 퀴나스트 독일 농업ㆍ소비자부 장관은 시판 중인 달걀을 검사한 결과 최대 22.2 피코g(1조분의 22.2g)의 다이옥신 성분이 검출되는 등 상당 수가 유럽연합(EU) 허용치인 3피코g을 크게 초과했다고 지난 17일 발표했다.

그는 특히 방사형 사육 닭의 알에 함유된 다이옥신 양이 닭장 사육 닭의 알보다 평균 2.5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혀 가격이 비싸도 건강에 더 좋다고 여기며 방사형 닭의 알을 사먹어왔던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이는 지난 1960-1970년대 쓰레기 소각장에서 배출돼 흙에 잔류한 다이옥신 성분을 닭이 모이를 쪼는 과정에서 섭취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당국과 소비자단체들은 달걀의 다이옥신 함량 기준치는 극미량이고, 당장 건강에는 해롭지 않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발표로 심리적 공황에 빠질 필요는 없다"며 파문을 진화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다이옥신이 체내에 농축될 경우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로 소비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는 상황에서 펠하버 소장의 주장이 나와 친환경농업 생산품의 효용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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