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농도, 엄마가 높으면 아이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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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농도, 엄마가 높으면 아이도 높다
  • 이경철
  • 승인 2008.06.16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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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연구팀, 임신기 생선섭취가 아이들 수은농도에 영향
엄마의 몸속 수은농도가 높으면 아이도 수은농도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수은은 몸속에 쌓이면 뇌와 신경계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키는 신경독성물질로, 특히 어린이의 언어기능과 신경발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팀(제1저자 김순애)은 2005~2006년 사이에 보건소를 찾은 모자 232명(아동 112명, 엄마 111명)을 대상으로 모발 속 수은 농도를 비교 조사한 결과 엄마의 34.2%, 아동의 17.9%가 미국 환경보호청 기준치인 1ppm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과학분야 국제학술지(The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최근호에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이번 조사 대상자의 평균연령은 아이들이 34개월, 엄마들이 32세였다.

모발 내 수은농도 평균치는 엄마그룹이 0.91ppm으로 아동그룹의 0.74ppm 보다 높았다. 평균치로만 보면 기준치 이하인 셈이다.

아이들의 수은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6개월 이하 영아의 경우 출생시 체중, 분만주수, 엄마의 교육수준 등으로 분석됐다. 반면 6개월을 넘긴 아이들은 엄마의 월수입, 수유기간 중 엄마의 생선섭취, 1주일에 1~2차례의 생선섭취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아이들의 모발 수은농도를 시기별로 보면 만 12개월 시점에 감소했다가 24개월에는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그 이유로 아이가 크는 과정에서 엄마와 아이의 생선섭취량 증가를 꼽았다.

하지만 아이들의 생선섭취량이 주당 1~2회를 넘긴다고 해서 수은축적 농도가 더 증가하지는 않았다.

조사대상 엄마와 아이들이 많이 먹는 생선은 비교적 크기가 작은 종류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엄마의 경우 이들 생선에 함유된 수은이 체내에 섭취되는 과정에서 태반과 태아에게도 전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마들의 수은농도는 나이에 영향을 받았다. 치과용 아말감은 모발 수은농도와 연관성이 없었지만 모발염색은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은농도가 높은 엄마는 아이도 비슷한 농도를 보였는데 이는 엄마와 아이가 식사 패턴이 비슷한 데다 모유수유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특히 모유수유를 하는 경우 생선섭취가 인공수유를 하는 경우보다 44% 정도 많았다.

김순애 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 중요한 점은 엄마와 아이의 수은농도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성을 보이고 있었다는 점"이라며 "임신기 생선섭취로 인한 수은 농도 증가가 이후 수유기에도 지속되는 만큼 모유수유 여성에게 생선섭취를 주의시키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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