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외래·입원 100만명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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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외래·입원 100만명시대 연다
  • 박해성
  • 승인 2008.06.1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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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세브란스, 개원 25주년 기념식 및 본관 리모델링 봉헌식

1983년 4월 강남구 도곡동에 독일에서 차관을 빌려 대학병원급에선 강남지역 최초로 문을 열었던 영동세브란스병원(원장 박희완)이 개원 25주년을 맞았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는 연간 외래와 입원환자를 합쳐 100만명에 가깝다. 최근 들어선 각종 첨단장비에, IT까지 접목해 유비쿼터스 병원을 실현, 지역주민에게 최상·최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강남지역 대표 의료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별관건립과 끊임없는 증축, 리모델링을 거쳐 현재 860병상 규모의 대형 의료기관으로 성장했지만, 25년전 독일정부를 통해 1천500만 마르크(한화 45억원)의 차관을 얻어 병원을 지었을 당시에는 25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 수준에 불과했다.

4반세기가 지난 지금 ‘오래된 병원’의 낡은 이미지를 벋고 21세기형 첨단병원으로 새로 도약했다. 로봇수술기, 토모테라피, PET-CT 등 최신 장비의 도입을 통해 미래 의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병원계의 평가와 함께 주민들의 호평도 함께 얻고 있다.

최근 척추전문병원, 치과전문병원, 건강증진센터, 암센터, 내분비·당뇨병센터, 심장혈관센터, 뇌혈관센터 등으로 각 진료과별 건물영역을 구축한 영동세브란스병원이 25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특별한 행사를 가졌다.

본지도 영동세브란스병원의 행사를 계기로 25년 역사의 발자취를 쫓아본다.

◈리모델링을 통한 최첨단 병원으로의 재탄생

연세의료원(의료원장 지훈상) 영동세브란스병원은 9일 병원 본관 로비에서 개원 25주년 기념식 및 본관 리모델링 완공 봉헌식을 열고 차관을 지원해 오늘날의 영동세브란스병원을 있게 해준 독일정부와 독일에서 간호사 생활을 하며 영동세브란스병원 설립에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던 파독간호사에게 각별한 고마움을 전달했다.

1978년 독일정부를 통해 받은 1천500만 마르크의 차관을 올해로 모두 상환하게 된 영동세브란스병원은 이날 행사에서 독일정부를 대표해 로베르트 바스 주한독일대사 부부와 독일에 거주 중인 재독한인간호협회 오성옥 부회장 외 24명의 파독간호사들을 초청, 감사패와 기념품을 전달하며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방우영 연세대 재단이사장에게 감사패를 받은 노베르트 바스 주한독일대사는 “독일은 한국과의 특별했던 약속을 잊지 않고 있다. 항상 대한국민의 친절과 한국전쟁 이후 이룩한 경제성공 신화와 민주발전을 위한 헌신에 깊은 존경을 표한다”며 “우리 독일이 도움을 준 영동세브란스병원이 오늘날 이렇게 훌륭한 병원으로 성장해주어 자랑스럽다”며 감격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1970년 독일에 파견된 38년간 임상간호사로 근무 중인 오성옥 재독한인간호협회 수석부회장도 “독일에서 청춘을 보낸 한국 간호사들의 노고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어 감사하다”며 “언제나 파독간호사들의 숭고한 정신과 연세대의 창립정신인 사랑, 봉사, 그리고 기독정신에 입각한 영동세브란스병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지훈상 대한병원협회장(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을 비롯해 주수호 의협회장, 신경림 간호협회장, 김병수 포천중문의대총장과 연세대 김한중 총장, 방우영 재단이사장 등이 참석해 영동세브란스병원 개원 25주년을 축하하고 앞으로 발전해 지역주민들에게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름값하는 영동세브란스병원 25년 발자취

1984년 개원 당시 강남지역 유일한 대학병원이었던 영동세브란스병원은 찾아가는 건강강좌 등으로 애틋한 지역주민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에는 올림픽경기 의무지원을 맡아 주경기장 후송병원으로 우리나라를 빛냈다. 또한 당시 국내에서 주목받지 못한 희귀질환인 근육병환우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병원 자체적으로 ‘함께 걸어요’ 행사를 마련해 근육병 어린이환자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또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참사 당시 한걸음에 달려와 환자구호작업을 펴 국가적 재난에 신속히 대처하며 병원계의 참된 모습을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매년 중국, 이디오피아, 몽골 등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펴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이 밖에도 영동세브란스병원은 독일의 요구로 개원당시인 1980년대 초 획기적으로 자체적인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하고 앞선 시대정신을 보여줬다.

1996년 국내최초 폐이식 성공, 2002년 심장과 폐 동시이식 성공, 또한 지난해 강남지역 최초 로봇복강경수술기 도입을 통한 비뇨기암·직장암 치료, 최근의 심장수술 성공 등 이룩한 업적들도 병원 명성에 걸맞게 굵직굵직하다.

여기에 완벽한 유비쿼터스 병원 환경을 구축해 미래의학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으며, 보건복지가족부 의료기관평가에서 의료서비스 전 영역 A등급을 획득하는 등 언제나 최고의 진료서비스를 통한 환자만족이란 목표를 향해 한걸음한걸음 나아가고 있다.

◈영동세브란스병원은 한·독 양국 우호의 상징

1960년대 대한민국은 국민소득 76달러. 당시 UN가입국 120여개국 중에서도 최하위 수준이었다. 경제발전을 위한 재정을 확보가 어려웠던 정부는 각국에 차관을 요청, 그러던 중 독일(당시 서독)에 한국인 광부와 간호사들을 보내고 이들의 임금을 담보로 차관을 얻었다.

1966년부터 1976년까지 총 1만226명의 간호사가 독일로 보내졌으나 1970년대에 들어 파독간호사 수가 크게 줄게 되고, 특히 이 간호사들이 귀국할 경우 국내 재취업 등이 문제점으로 대두됐다.

1974년 독일 연방공화국 수도인 ‘본’에서 개최된 한국독일정기각료회담에서 독일정부는 한국정부에 독일의 장기저리 차관을 제공해주고 우리나라에 병원을 건립해 파독 간호사 귀국 시의 취업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의한 것.

1975년 남덕우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을 통해 이 같은 얘기를 듣게 된 김효규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당시 독일 뮌휀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갓 귀국한 이성낙 교수(현 가천의대 총장)에게 병원 건립 프로젝트를 지시하게 됐다.

이에 이성낙 교수와 송자 교수(전 연세대 총장), 김모임 교수(전 보건복지부장관) 등 교내 여러 인사들이 모여 프로젝트를 기획, 제5차 한독경제각료회의에서 제안이 받아들여졌다.

◈25년만에 독일차관 전액 상환

1976년 5월 독일 경제협력성 한국담당 3명의 관계자가 연세대 의료원을 방문하여 설립계획안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교환을 하고 돌아갔다. 다음달 제 6차 한독경제각료회담에서 연세대의 제안 프로젝트가 양국정부 사이에서 합의됐고, 같은 해 12월 제 96차 국회 경제과학심의위원회에서 병원설립 당위성에 대한 증언을 마치며 결국 서독차관 승인을 받게 됐다.

이미 의료시설이 갖춰진 서울에의 새병원 필요성을 고민하던 당시 보건사회부는 영동세브란스병원이 당초 계획의 1/2규모인 250병상으로 수정하고 성남에 100병상, 용인에 30병상, 광주에 30병상, 인천주안공단에 80병상의 병원을 건립한다는 최종계획서를 제출하자 이를 수용했다.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은 이 같은 과정을 거쳐 1978년 서독재건은행으로부터 1천500만 마르크를 빌리게 됐고, 연 2%의 저리로 10년 거치 20년 상환을 조건으로 올해인 2008년 전액을 상환하게 됐다.

◈국내 최고의 병원을 향해

올해로 독일 차관을 깨끗이 청산한 영동세브란스병원은 본관 리모델링까지 완벽하게 마치고 국내 최고 수준 대학병원으로의 재탄생을 다짐한다.

이용객의 요구수준에 맞춰 효율적인 공간으로 재배치해 이용객들의 불편사항을 최소화하고, 각 센터별로 진료를 집중·통합함으로써 진료체계를 일원화해 보다 전문적인 진료를 펼쳐 나가고 있다.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한 영동세브란스병원은 타 의료기관보다 비교우의를 점하고 있는 분야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지역적 특성에 부합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관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과거 독일 파견 간호사들의 희생과 지역주민들의 끝없는 사랑에 힘입어 대형의료기관 간 치열한 의료서비스 경쟁 속에서 영동세브란스병원은 앞으로 더욱 빛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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