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한결같은 박애정신으로 환자 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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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한결같은 박애정신으로 환자 돌봐
  • 김완배
  • 승인 2008.05.1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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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성민병원 안병문 의료원장, 9일 중외박애상 수상

인천광역시 서구지역은 요즘은 신흥개발지역으로 개발붐이 일고 있고 있지만, 불과 몇 년전만 해도 도심속의 오지였다. 주민 상당수가 소득 수준이 낮은 영세민에 노인인구 비율이 높았다. 범죄율도 높아 인천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꺼리던 곳이었다.

성민병원 안병문 의료원장이 15년전 수도권 이곳 저곳에서 개업을 하다 이곳에 둥지를 튼 것은 자신의 전공분야인 정형외과 환자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지역에 용접이나 프레스, 철골 등 주로 쇠를 다루는 영세한 공장들이 밀집해 있다 보니 자연 수부손상 환자들이 많았습니다. 정형외과 환자가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이곳에 정형외과 전문병원을 세우게 됐습니다”. 안 원장은 인천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손꼽히는 서구에 성민병원을 설립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문화행사로 지역주민 마음 열어

안 원장이 이 곳에 정착하자마자 3일에 걸쳐 동네축제부터 열었다. 도심속의 오지이다 보니 주민들의 문화적 접근도가 낮아져 지역 자체가 활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서구청에서 문화회관을 지어 문화행사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갈증이 어느정도 해소됐다고 하지만, 당시에는 변변한 놀이문화 하나 없었다.

안 원장은 우리나라 의료기관으로선 처음으로 성민지역문화제를 열었다. 3일에 걸쳐 초등학생들을 위한 사생대회에서부터 탈춤 공연에 노래자랑, 불꽃놀이까지 문화행사란 행사는 모두 열었다. 아픈 환자를 치료하는 삭막한 병원이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공간이란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안 원장의 노력은 이후로도 몇년째 계속되면서 지역시회가 성민병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우리 이웃, 형제, 자매란 마음으로 외국인 근로자 무료진료

성민병원의 특색은 외국인 근로자 환자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용접, 프레스 등 주로 힘들고 단순한 일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영세한 공장이다 보니 동남아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들이 손이나 발을 다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런 외국인 노동자중에는 산재보험 처리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무료로 치료를 해 주거나 실비로 진료비를 정산하는 많다는 점.

안 원장은 치료비를 낼 수 없는 외국인 근로자를 무료 혹은 실비로 치료하다 요즘은 아예 외국인 근로자들을 돕는 경인지역 외국인노동자 쉼터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1960년대 우리나라 간호사 광부들이 독일로 건너가 돈벌이에 나섰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방송에서 우리 광부들이 추석같은 명절에 달보고 한없이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도 이제 설익지 않은 우리의 이웃이고, 형제, 자매입니다”. 안 원장은 여기까지 이야기하면서 성민병원은 외국인 환자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니 국제병원이라고 말하며 한껏 웃는다.

#엄지성형 등 하이테크 진료로 수입보전

그러면 병원을 어떻게 운영하냐고 묻는 걱정섞인 기자의 질문에 대해 안 원장은 “병원이 어려운 것은 어려운 것이고 외국인 근로자들을 돕는 것은 돕는 것”이라며 선을 그어 버린다.

“어려운 환자나 외국인 근로자 진료에선 적자지만, 엄지성형이나 임플란트식 의수지, 치핵수술, 복강경수술 등 부가가치가 높은 치료가 많아 큰 문제는 없습니다. 또 요즘은 기관장협의회를 비롯한 지역단체에서 기금을 조성, 병원 사회사업실에 전달하고 있어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안 원장은 발가락의 일부를 슬라이스로 떼어내 손상을 입은 엄지 손가락에 이식하는 엄지성형의 경우 발가락의 기능은 최대한 보전하면서 엄지 손가락을 살릴 수 있으며, 재활공학연구회와 함께 개발해 낸 임플란트식 의수지 기법은 수지의 형태를 살리고 잡는 힘은 물론 촉각까지 느껴지는 최첨단 치료법이라며 소개했다.

이런 부가가치가 높은 치료법으로 올린 수입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비롯한 어려운 환자들에게서 밑지는 것을 맞추고 있다는 안 원장의 설명이다.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있어 질병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어루어 만져 주는 것도 없어선 안될 일입니다”. 안 원장은 중요한 명절때면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떡을 빚고 노래자랑을 열어 외국인 근로자들의 마음을 달래준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각자 고향을 찾아 모두 떠나면 외국살이로 고달픈 마음이 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병원협회와 중외제약이 제16회 중애박애상 수상자로 안 원장을 선정한 것은 지난 30여년간 보여 주었던 한결같은 박애정신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3대째 이어오는 의업‥몸에 밴 봉사정신

안 원장이 박애정신을 이어 올 수 있는 것은 부친과 조부의 영향이 적지 않다. 조부는 일본서 서양의학을 전공하고 대한의사협회의 전신인 한성의사회 초대회장을 맡았던, 우리나라 서양의학의 개척자중 한 사람이며 부친은 경성의대를 나와 가톨릭의대와 중앙의대 등에서 병리학교실을 창설한 의학자였다. 안 원장이 3대째 의업을 이어오면서 자연스럽게 한결같은 박애정신이 몸에 밴 것이다.

#병협 국제이사로 IHF 서울총회 성공개최 견인

안 원장은 지난해 IHF(국제병원연맹) 서울총회때 병협 국제이사로 활약했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IHF 서울총회를 계기로 국내외에 우리나라 병원계와 보건의료인, 병원 경영자들의 그동안의 노고를 널리 알리는 것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안 원장의 이번 중외박애상 수상은 안 원장이 그동안 펴온 한결같은 박애정신에 수년째 병협 국제이사로 활약하며 우리나라 병원계의 위상을 한단계 더 높인 점이 높게 평가받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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