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기탁제 본격 닻 올렸다
상태바
지정기탁제 본격 닻 올렸다
  • 최관식
  • 승인 2008.02.26 15: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자사 불참.. 국내제약사 발만 묶는 결과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
의료계와 제약계의 많은 우려와 기대 속에 지정기탁제가 본격 닻을 올렸다. 앞으로 제약협회 소속 회원사가 의학 학술단체의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직접 지원이 불가하며 반드시 간접 지원해야 한다.

한국제약협회(회장 김정수)는 한국의학원(이사장 유승흠), 한국의학학술지원재단(이사장 김건상)과 제약업계 학술활동 지원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양해각서 체결식을 26일 오후 2시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가졌다.

이날 행사는 권오승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이재용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김거성 보건의료분야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상임집행위원을 비롯해 제약업계 및 의료계 인사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3개 단체는 모두 8개항의 양해각서를 통해 △의학원과 의학학술지원재단에 제약협회가 추천하는 인사 1인을 이사로 영입 △제약협회 회원사는 지정기탁제 방식으로 의학원과 학술지원재단에 기부하기로 하고 간접비용은 기부금 전체의 5% 이내 △간접비용으로 조성된 재원은 기초의학회 등 지원육성이 필요한 학회의 학술행사지원, 재단 관리운영 비용, 자체 연구 수행 등에 활용 △학회 학술행사를 위해 소요되는 비용의 일정부분은 주최하는 학회에서 부담키로 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또 3개 단체는 이 양해각서의 정신을 충실히 구현하기 위해 3자간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키로 하는 한편 제약협회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 내용을 반영하기 위해 보건의료분야공동자율규약 및 제약협회 공정경쟁규약에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양해각서의 효력은 2월 26일부터 3년간 유지된다.

제약계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과 관련해 능동적이라기보다 대표자 격인 협회의 의지에 수동적으로 따라간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특히 국내제약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외자사들의 단체인 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가 이번 양해각서 체결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혀 자칫 국내 업체들의 손발만 묶어놓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외자계 제약사는 한국제약협회 탈퇴 러시를 이뤄 지난해 4개사에 이어 지난 1월 21일 한국노바티스가 탈퇴하면서 모두 5개사가 제약협회의 우산을 벗고 들로 나갔다.

제약협회는 협회 차원의 강력한 회원사 통제 카드인 "지정기탁제"를 들고 나와 따르지 않으면 고발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실제로 고발조치가 취해진다면 "자승자박"이 될 게 뻔하다.

즉, 제약협회에 적을 두고 있는 외자사 혹은 국내사들이 굳이 회비를 내면서 회원사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가, 우산이 아쉽거나 고발이 무서워서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과거 수시로 열렸던 공정거래 자정결의대회 이후처럼 이번 행사가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제약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보건의료계의 한 인사는 "제약계가 진정으로 공정경쟁 및 투명거래 의지를 갖고 있다면 구호에 앞서 실거래가상환제도를 폐지하고 시장경제질서에 걸맞는 무한경쟁을 요구하고 나서야만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