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 만성기관지염 유발 1.68배
상태바
코골이, 만성기관지염 유발 1.68배
  • 박현
  • 승인 2008.01.30 08: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최초, 코골이의 만성기관지염 발병 보고
거의 매일 코를 고는 사람의 경우 만성기관지염 발병율이 1.68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안산병원 수면호흡장애센터 신철(辛澈, 51) 교수팀은 40-69세에 해당하는 4천270명(남 2천203, 여 2천67)의 성인을 대상으로 수면 중 코골이 여부와 그 정도에 따른 질병력에 대해 4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일주일에 6회 이상 코를 골면 그렇지 않은 사람 보다 만성기관지염 발병 가능성이 1.6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기관지염이란 만성폐쇄성폐질환에 속하는 질병으로 병이 진행되면 호흡 곤란이 자주 동반되고 숨 쉴 때 쌕쌕거리는 천식음이 들리게 되는데, 심하면 기도 폐쇄로 인한 저산소증이 오고 밤에 누워서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호흡 곤란을 겪게 되는 무서운 질병이다.

연구팀은 2001년 만성기관지염이 없는 연구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하고, 2003년과 2005년 두 차례 서면조사 및 건강검진 등을 통해 코골이 정도와 질병력에 대해 추적 조사하고 자료를 분석했다.

만성기관지염의 진단기준은 객담을 동반하는 기침이 1년에 3개월 이상 2년에 걸쳐 계속된 환자로 삼았으며 코골이와 만성기관지염 발병 사이의 관련성을 분석하는데 미칠 수 있는 연령과 흡연 및 음주 정도, 비만도, 수면시간 등을 고려했다.

한편 코골이와 흡연에 따른 만성기관지염의 발병 위험도를 살펴본 결과, 코를 골지 않는 비흡연자에 비해 코골이 비흡연자는 1.4배, 코골이 흡연자는 2.9배가 높아 코골이를 하면서 흡연을 하면 코골이만 하는 경우보다 2배가량 높았다.

비흡연자들만 따로 연구한 결과 거의 매일 코고는 사람들은 코를 골지 않는 사람에 비해 만성기관지염 발병 가능성이 2.44배에 달해 코를 고는 것만으로도 만성기관지염에 걸릴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코골이와 만성기관지염의 상관관계는 매우 강해서 코골이 증상이 심각한 사람들은 만성기관지염의 위험이 더욱 높아지는데, 코를 골게 되면 떨림 현상으로 기도가 감염되고, 코골이와 관련이 깊은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전신감염이 만성기관지염을 유발하는 것이다”며 코골이와 만성기관지염의 상관관계를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를 수행한 고려대 안산병원 유전체연구소 백인경 연구교수는 “본 논문의 큰 성과 중 하나는 코골이가 만성기관지염 발병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밝혀냈다는데 있다”며 “최근 유럽 연구자들에 의해 만성기관지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수면 중 코를 많이 고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된 바 있었으나 본 연구결과 처럼 코골이가 만성기관지염 발병의 원인이 되는지에 관해서는 보고된 바 없었다”고 밝혔다.

최근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보고에서도 45세 이상 성인 5명 중 1명이 만성기관지염을 포함한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앓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는데, 이제까지 알려진 만성폐쇄성폐질환 발병의 주요 원인이 흡연이었기 때문에 주로 흡연자들이 이 질환 발병의 고위험 대상자로 여겨져 왔다.

그간 만성기관지염을 일으키는 주요 위험요인으로 흡연과 대기오염 등을 꼽아 왔으나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코골이가 만성기관지염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을 세계최초로 밝혀냈기 때문에 향후 만성기관지염의 예방책으로 이번 연구결과가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따라서 만성기관지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코골이를 없애야 하는데, 옆으로 누워자도록 수면습관을 개선하고, 코골이 환자의 80%가 비만에 해당되므로 무엇보다 과식은 피하고 적당한 운동으로 체중을 조절하고, 술과 담배는 끊는 것이 좋다.

신철 교수는 “성인 4명 중 1명꼴로 흔한 게 코골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서 코골이가 만성기관지염을 1.68배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만큼, 너무 흔해서 질병으로 보기 힘드나 코골이는 만성기관지염 발병의 중요한 위험인자이므로 코골이 예방과 치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코골이는 만성기관지염 뿐만 아니라 수면무호흡증으로 이어지면 고혈압, 심근경색, 협심증 등의 심혈관계 질환이나 당뇨, 뇌졸중 등의 성인병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코골이를 방치하면 여러 가지 성인병 질환을 부르므로 전문의를 찾아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연구는 2008년 1월28일 미국의학협회(America Medical Association)에서 발행하는 의과학지인 ‘Archives of Internal Medicine’에 ‘Association of snoring with chronic bronchitis’(코골이와 만성기관지염 발병 간의 관계)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