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평가 사이트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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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평가 사이트 등장
  • 박현
  • 승인 2008.01.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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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 진료결과 및 친절도 한눈에 확인
미국 등 의료 선진국에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의사평가’가 국내에서도 시도되고 있다.

‘의사평가’는 수년 전 몇몇 일간지에서 각 분야 의사들에게 명의(名醫)를 추천 받아 질환별 최고의사를 추려 ‘베스트 닥터’ 및 ‘한국의 최고 의사’라는 명칭으로 이루어진 적이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의사평가는 환자의 의견이 빠져 반쪽짜리 평가에 그쳤었다.

최근 온라인 의료건강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환자가 직접 의사를 평가하는 객관적이고 투명한 의사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이 사이트들은 의사정보에 목말라하는 환자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개인에게 맞는 의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진료 받은 뒤 온라인서 곧바로 평가

의료건강포털 코메디닷컴(www.kormedi.com)은 ‘의사정보’ 메뉴에서 질환별 명의 약 1만7천명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해당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온 환자들이 의사를 직접 평가해 ‘의사랭킹’을 정하고 진료 받은 소감을 사이트에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의사평가는 △진료 및 치료 결과에 만족하는가 △의사가 질문을 경청하고 이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했는가 △의사가 친절했는가 △가족과 지인이 같은 병에 걸렸을 때 이 의사를 추천하겠는가 등 4개 항목의 설문결과를 기준으로 평점을 매겨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당뇨병’으로 의사를 검색하면 대학병원 의사 45명이 나오는데 그 중 A병원 내분비내과 B교수는 전체 의사만족도 7.11(10점 만점)보다 높은 8.00으로 소개된다. ‘교수님이 설명을 잘 해 준다’거나 ‘친절하신데 너무 바쁜 것 같다’ 등 진료 받은 환자의 댓글도 볼 수 있다.

헬스조선(http://health.chosun.com)은 진료과별로 등록된 의사들에게 받은 진료소감을 달고 1~10점까지 총점을 부여할 수 있게 했다.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 항목별로 구분돼있진 않지만 사이트에서 자체 등록해 놓은 의사 설명이 상세해 환자들이 의사를 평가하는데 도움을 준다.

최근 문을 연 메디스팟(www.medispot.co.kr)은 의사평가보다 병원평가를 중심으로 운영되는데 다른 사이트에 없는 ‘병원 추천’ 메뉴를 통해 병원이용 경험담과 추천병원을 등록할 수 있다.

■美, 비영리단체서 평가 이끌기도

의사평가를 기준으로 내게 맞는 의사를 찾아가겠다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포털사이트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건강 커뮤니티에서도 의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개인이 중심이 돼 이루어지는 의사평가는 의사들의 반발로 강제 폐쇄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대권 씨(37·서울시 중랑구 묵동)는 어머니가 당뇨병에 걸려 같이 병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별의별 의사를 다 만났다. 그러나 같은 병을 놓고 의사마다 설명이 달랐고 어머니를 대하는 태도가 무례한 의사도 있었다.

이 씨는 의사정보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는 2006년 한 포털 사이트에 의사평가 커뮤니티 ‘환자의 알 권리’를 열었다. 회원수가 7천명이 넘을 만큼 인기였지만 커뮤니티는 1년 만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한 대학병원 교수가 개인정보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워 해당 사이트에 폐쇄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의료정보 사이트는 물론 많은 의사평가 사이트가 성업 중이다. 헬스그레이드(www.healthgrades.com), 파인드더베스트닥터스(www.findthebestdoctors.com), 북오브닥터스(www.bookofdoctors.com) 등 의사평가와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에서는 NCQA(The National Committee for Quality Assurance) 같은 비영리단체에서 병원이나 의사평가를 주도하기도 한다. 또한 병원에 갈 때 의료정보 사이트에서 의사이름을 찾으면 출신 학교, 전문 분야 등의 단순한 정보뿐만 아니라 의료사고 여부와 리스트까지 열람할 수 있다. 심지어 의료사고 통계만 전문적으로 연구해 발표하는 기관도 있다.

일본은 후생성이 앞장서 올해부터 의사와 병원을 평가할 예정이다. 후생성은 수술횟수, 수술 후 사망률, 수술시간, 출혈량 등을 평가해 의사 실력에 따라 보험수가를 차등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환자 의료선택권 위해 필요

보건의료시민단체는 환자의 의료 선택권을 위해 객관적이고 투명한 의사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의료소비자시민연대 강태연 사무총장은 “현재 국내에서 환자가 볼 수 있는 의사정보는 대부분 병원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내용뿐”이라며 “환자가 의사를 올바르게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의사를 평가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계 원로인 서울대의대 지제근 명예교수는 환자뿐 아니라 의사들 스스로를 위해서도 의사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 교수는 “현재 대학병원의 교수들은 논문 등을 통해 엄격히 평가되지만 대학병원이 아닌 일반 병의원 의사들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며 “당장은 어렵겠지만 적합한 평가기준을 만들어 시도해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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