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내셔널 트레져:비밀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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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내셔널 트레져:비밀의 책
  • 이경철
  • 승인 2007.12.11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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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브룩하이머-니컬러스 케이지 콤비의 영화 "내셔널 트레져:비밀의 책"은 2004년 개봉했던 전작의 흥행 성공에 힘입어 제작된 속편이다.

전작이 미국 독립선언문에 담긴 비밀을 풀어 보물찾기에 나선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라면 속편은 비밀의 문서가 탄생한 시대적 배경이 남북전쟁으로 바뀌었을 뿐 등장인물이나 스토리 라인의 큰 틀은 전작과 별 차이가 없다.

"레이더스"와 "다빈치 코드"를 뒤섞어놓은 것 같은 "내셔널 트레져:비밀의 책"은 크리스마스 시즌 오락용으로는 그럭저럭 볼 만한 영화지만 다른 영화에서 본 듯한 장면이 많아 오락영화로서의 상상력과 독창성은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전편에서 주인공인 고고학자 벤 게이츠 역을 맡았던 니컬러스 케이지는 속편에서도 똑같은 역으로 출연하며 벤의 여자친구 애비게일 체이스 역의 다이앤 크루거나 벤 아버지 역의 존 보이트 역시 전편과 같은 역을 연기한다. 지난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헬렌 미렌이 벤의 어머니 역으로 속편에 가세했다.

영화는 링컨 대통령이 암살되던 해인 1865년에서 시작된다. 링컨이 암살되던 날, 암살범인 존 윌크스 부스의 일기장 중 일부분이 사라진다.

100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 젭 윌킨슨(에드 해리스)이라는 수수께끼의 골동품 딜러가 남북전쟁 당시 사라진 윌크스의 일기장 중 일부분을 공개하면서 벤의 고조부는 링컨 암살의 공모자라는 누명을 쓰게 된다.

벤과 그의 아버지 패트릭은 고조부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역대 미국 대통령들만이 알고 있다는 "비밀의 책"을 찾아나서고 그 결과 오래 전에 사라진 보물이 미국 대통령 4명의 얼굴이 새겨진 러시모어 산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과정에서 벤은 여자친구의 성적 매력을 이용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 몰래 들어가기도 하고 심지어는 미국 현직 대통령을 납치하기도 한다.

벤이 대통령(브루스 그린우드)과 대면한 자리에서 조상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장면은 미국인의 애국주의를 자극하는 가슴 뭉클한 장면이지만 미국 이외의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벤 일행이 보물을 찾아 러시모어 산 속의 동굴을 헤매고 다니는 과정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등에서 숱하게 봐왔던 장면일 뿐 아니라 비슷한 이전 작품들에 비해 업그레이드됐다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아 좀 식상하다는 느낌이다.

하나씩 암호를 풀면 비밀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문이 열리고 비밀의 공간에 들어가면 뒷문이 닫히는 식의 과정이 되풀이되며 위기일발의 순간에 극적으로 탈출하는 할리우드식 어드벤처 영화의 공식도 여지없이 적용된다.

결말부에 벤이 대통령과 다시 만나 다분히 미국적 애국주의를 고양시키는 대사로 영화를 마무리짓는 부분은 자국 관객에겐 나름대로 의미 있는 장면이겠으나 그렇지 않은 관객에게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듯.

1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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