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중소병원 400개 몰락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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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중소병원 400개 몰락위기
  • 박현
  • 승인 2007.10.01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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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개성 앨리오앤컴퍼니 대표이사 전망
중소병원이 현재처럼 대형병원과 의원급 사이에서 역할을 찾지 못하고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할 경우 앞으로 400개 이상이 추가로 줄도산할 것이란 충격적인 의료전문 컨설턴트의 전망이 나왔다.

의료경영 컨설팅회사인 엘리오앤컴퍼니 박개성 대표이사는 최근 펴낸 저서 "병원은 많아도 의료산업은 없다"에서 특정질환에 전문화하거나 의료수요가 현저히 부족한 지역에 위치한 경우가 아니라면 교통발달로 의료접근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중소병원의 입지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며 이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그 이유로 박 대표는 요즘 개원하는 의원은 깨끗하고 친절하며 대형병원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반면 중소병원의 경우 더 비싼 진료비를 받으면서도 뚜렷한 경쟁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형병원의 급격한 병상증축 현상은 중소병원의 잉여병상수를 늘리고 있고, 선진국의 추세대로 대형병원의 재원일수가 줄게 되면 병상효율이 상승해 중소병원의 입원수요는 더욱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대표이사는 "병원의 도산율을 보면 2000년 이후 줄곧 10% 내외의 높은 수치를 보이는데도 해마다 도산하는 병원의 1.5~2.5배에 달하는 병원이 신설되고 있다"며 "경영상황이 가장 열악한 의료기관이 중소병원이라는 사실에 비춰볼 때 기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적정병상수를 초과하는 병상에 해당하는 병원수를 기준으로 중소병원 도산율을 추정한 결과 2006년 기준 중소병원 수의 37%에 해당하는 418곳이 문을 닫게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밝혔다.

반면 전문화에 성공한 중소병원들에 대해서는 약진을 예상했다. 이미 대도시로 갈수록 종합병원보다는 전문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규모병원의 불친절과 긴 대기시간을 감수했던 고객들이 전문병원 의료진의 전문성과 짧은 대기시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개원가의 네트워크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현재의 네트워크 방식에 대해 브랜드 공유와 광고비 분담 정도만을 하는 "무늬만 네트워크 병원"으로 분류하고 앞으로는 의료의 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경영 효율성 확보를 위해 일부 지분을 공유하는 보다 발전된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고 그는 예측했다.

한편 박개성 대표이사는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의 공인회계사로 대기업·정부·대학병원 등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컨설팅을 많이 담당했다. 외환위기 직후에는 기획예산처에 들어가 정부 경영진단과 정부조직 개편을 추진했다.

현재 존스홉킨스 보건대학원 자문교수와 국무조정실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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