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사랑의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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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사랑의 레시피
  • 윤종원
  • 승인 2007.08.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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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가 엮은 사랑
25살 나이 차이가 나는 마이클 더글러스와의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던 캐서린 제타 존스가 오랜만에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 영화 "사랑의 레시피"(원제 No Reservations)는 요리를 소재로 한 영화다.

사실 이 영화는 포스터만 보면 대충 분위기가 어떨지 짐작이 가는 영화다.

남녀 주인공인 애런 에크하트와 캐서린 제타 존스가 요리사복을 입고 알듯말듯한 미소를 지은 채 등을 맞대고 있는 포스터는 이 영화가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소재와는 거리가 먼 가족용 홈드라마풍 영화라는 사실을 은연중에 암시한다.

영화의 주된 공간적 배경이 레스토랑 주방이라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한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고급 레스토랑 "22 블리커(22 Bleecker)"의 수석주방장인 케이트(캐서린 제타 존스)는 지금까지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열혈여성이다.

일밖에 모르고 자부심이 강한 케이트는 "레어(rare)"로 주문한 스테이크가 제대로 된 "레어"가 아니라고 트집을 잡는 손님에게 생고기를 칼에 꽂은 채로 다가가 테이블에 "쾅" 꽂아놓고 "당신이 원하는 "레어"가 바로 이거냐"라고 쏘아붙일 정도로 다혈질이다.

그러던 어느 날,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그녀의 라이프 스타일은 언니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해 9살난 조카 조이(애비게일 브레슬린)와 뜻하지 않은 동거가 시작되고, 즐거움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 닉(애런 에크하트)이 부주방장으로 오게 되면서 크게 흔들린다.

이탈리아 요리 전문가이자 이탈리아 문화를 사랑하는 닉은 케이트가 자기 스타일대로 장악하고 있던 주방에서 이탈리아 오페라 아리아를 떠나갈 듯이 틀어놓고 따라부르면서 요리를 해 케이트의 신경을 자극한다.

또 동거하게 된 조카 조이는 교통사고로 죽은 엄마만 그리워하며 낯선 이모에게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아 케이트를 힘들게 한다.

하지만 어느 날 저녁, 조이를 따로 맡길 데가 없어 주방으로 데려온 케이트는 자신에게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던 조이가 붙임성 좋고 유쾌한 닉에게는 금방 친밀감을 느끼면서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을 보고 그때까지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닉을 다시 보게 된다.

케이트는 조이에게 아빠처럼 다정다감하고 스스럼없이 대해주는 닉과 가까워지면서 인생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점차 깨달아가는데….

영화는 훈훈한 온기를 전해주는 데이트용 무비로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비슷한 장르의 다른 더 뛰어난 영화들에 비하면 지극히 평범하고 무난한 편이다.

멜로드라마적 갈등구조는 너무 평범하고 단순해 약간 지루하기도 하며 밀도가 떨어지는 케이트와 닉의 뜨뜻미지근한 관계는 영화의 로맨스적 매력을 반감시킨다.

조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학부모 역할이 꽤 어울린다는 느낌이 드는 캐서린 제타 존스에게서 더 이상 "마스크 오브 조로"에서 보여줬던 것 같은 강렬한 매력을 찾기는 무리인 것 같다.

30일 개봉. 전체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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