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억 지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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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억 지워질 수 있다
  • 윤종원
  • 승인 2007.08.1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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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억은 점토판에 새긴 글씨처럼 영구히 보존되는 안정된 기억이 아니며 지워질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 신경생물학연구실장 야딘 두다이 박사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8월16일자)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장기기억은 단기기억이 오래 쌓여 이루어진 안정되고 안전한 기억이 아니며 뇌의 특정 메커니즘이 지속적으로 작동되어야만 보존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쥐실험을 통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두다이 박사는 뇌세포사이에 기억정보의 흐름을 관장하는 단백질인 PKMzeta효소가 학습에 의해 습득된 장기기억을 보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이 효소의 활동이 억제되면 보존된 장기기억은 지워져 없어진다고 밝혔다.

두다이 박사는 효소는 다른 단백질에 구조적-기능적 변화를 일으킨다고 밝히고 문제의 이 효소는 신경세포들 사이의 기능적인 접촉점인 시냅스(synapse)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학습에 의한 장기적인 기억정보가 들어오면 이 시냅스 구조에 그와 관련된 변화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변화가 유지되려면 이 효소의 활동이 지속되어야 하며 이 활동이 억제되면 변화도 없어지고 그 변화가 간직하고 있던 장기기억도 사라지게 된다고 두다이 박사는 밝혔다.

두다이 박사는 먹으면 좋지않은 맛이 느껴지는 사커린을 쥐들에 장기간 먹게해 사커린은 나쁜 맛이라는 장기기억이 형성되게 한 다음 PKMzeta효소를 억제하는 물질(ZIP)을 투여한 결과 사커린이 나쁜 맛이라는 기억을 깨끗이 잊어버렸다고 말했다.

사커린에 대한 장기기억이 형성된지 1개월(사람으로 치면 몇 년에 해당)이 지난 후에도 이 물질의 투여로 사커린에 대한 기억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두다이 박사는 밝혔다.

두다이 박사는 이러한 새로운 사실을 바탕으로 장기기억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분자메커니즘을 밝혀낸다면 치매와 같은 기억장애를 치료할 수 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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