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파업 장기화에 교수들 자원봉사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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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파업 장기화에 교수들 자원봉사 구슬땀
  • 윤종원
  • 승인 2007.08.0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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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중 전 부총장 등 휴가 미룬채 동참, 환자 신뢰 잃을까 걱정

연세의료원 노조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심각한 진료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대 교수 60여 명이 파업에 따른 업무공백을 돕겠다며 자원봉사 활동에 나섰다.

1일 병원측에 따르면 의대 교수 40여명이 하루 오전.오후 2교대로 접수창구에서 환자를 안내하는 등 보조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환자들의 신뢰를 잃을까 우려해 진료나 연구일정이 없는 시간을 쪼개가면서 자원 봉사활동에 발벗고 나선 것.

특히 상당수 교수들은 아예 여름 휴가를 파업이 끝난 뒤로 미루면서까지 봉사활동에 매달리고 있다는게 병원측의 설명이다.

이날 신경외과 외래 접수창구에서 젊은 직원들과 함께 분주하게 환자를 안내하고 있는 "창구 직원"은 연세대 전 부총장을 역임한 김한중(59) 예방의학 교수.

김 교수는 상의 가슴에 "자원봉사"라고 쓰인 녹색 리본을 달고 환자 안내와 전화응대를 하느라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냈다. 김 교수는 의사가운을 입으라는 직원들의 권유를 받고도 "생색내는 것 같아 싫다"며 거절했다.

김 교수로부터 안내를 받은 신경외과 환자 황모(58)씨는 "자연스럽게 안내를 해 주셔서 부총장까지 한 의대 교수라는 것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며 "파업 때문에 진료도 제대로 받지 못할까봐 불안한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는데 서비스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에 참가하는 상당수의 교수들은 일손이 달리는 부서를 돕느라 아예 휴가를 파업이 끝난 이후로 미뤄놓은 상태라고 병원은 전했다.

김 교수는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 진료의 연속성이 매우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파업으로 인해 정상적인 진료를 계속하지 못해 다른 병원으로 옮기거나 퇴원하시는 분들에 대해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환자들이 세브란스병원에 대한 신뢰를 잃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파업을 하는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이란 점은 이해하지만 환자들을 위해 하루 빨리 사태가 수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신촌 세브란스병원의 가동률은 파업 이전의 평상시에 비해 외래환자수 69%, 입원환자수 48%, 수술건수 66% 수준이며 전체 49개 병동 가운데 7개 병동이 환자가 없어 폐쇄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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