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치료제 리콜로 개도국 환자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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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치료제 리콜로 개도국 환자 고통
  • 윤종원
  • 승인 2007.07.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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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제약업체 로슈 홀딩 AG가 에이즈 치료제인 비라셉트(Viracept)에 대해 리콜에 나서면서 전세계 수만명의 개발도상국 에이즈 환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로슈가 지난 6월 제조과정에서 위험물질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비라셉트에 대한 리콜을 발표했지만 리콜 사실을 각국의 보건관계자들에게 제대로 통지하지 않았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언제 공급을 재개할 지에 대해서도 분명한 언급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국제 보건 관계자들은 로슈가 비라셉트에 대한 리콜에 나서고 있지만 리콜대상 약품 복용시 나타날 수 있는 위험성과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대체의약품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비라셉트를 대신할 수 있는 약품이 상대적으로 고가인데다가 베네수엘라 같은 일부 국가에서는 아예 대체 약품을 구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이에 대한 로슈의 대책이 빈약한 실정이라고 이들은 지적했다.

제네바의 세계보건기구(WHO)와 런던의 유럽 의약청(EMA)은 로슈가 위험물질에 오염된 비라셉트가 공급된 국가와 오염수준, 환자에 대한 대책 등 공중보건을 지키는 데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MA는 이같은 문제점을 이유로 비라셉트에 대한 유럽 내 마케팅 허가를 취소시켰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렘비트 라고 박사는 개도국에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수만명이 비라셉트를 복용하고 있었다면서 이번 리콜은 개도국 HIV 감염자들을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약품복용을 중단하거나 아니면 오염된 약품을 복용해야 하는 고통스런 선택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난했다.

라고 박사는 로슈가 필수적인 정보 제공없이 리콜에 나섰다면서 로슈의 비라셉트 리콜이 개도국 환자들에게는 "일종의 재앙"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로슈는 리콜과 함께 신속하게 해당 국가 보건관계자 약품사용 중단을 통보했으며 리콜에 따른 "합리적인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며 보건 관계자들의 비난을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로슈가 이야기한 "합리적인 비용"의 범위에 대해 밝히고 있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염된 약품이 공급된 지역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공급국가를 공개하지 않은 채 "유럽과 일부 다른 지역"이라고 애매하게 말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로슈가 비라셉트 공급재개를 위해 같은 약품을 생산하고 있는 화이자와 협의를 벌이고 있지만 각국의 규제와 허가 문제로 인해 약품공급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게 로슈의 설명이어서 개도국 환자들의 고통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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