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한류 인건비.현지화가 장애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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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한류 인건비.현지화가 장애요인
  • 윤종원
  • 승인 2007.07.16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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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한류"를 내세우며 중국에 진출한 국내 전문 클리닉들이 현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높은 인건비, 현지화 문제, 자본력 부족, 규제장벽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중국 진출 의료기관들이 첫 번째로 꼽는 부진의 원인은 "인건비" 부담.

"한류" 의료기관으로 차별화하기 위해 한국인 의료진을 고용할 경우 높은 인건비를 감당하기 벅차다는 것이 한결같은 지적이다. 중국인 의사의 경우 120만∼150만원 선으로 채용할 수 있으나 능력있는 한국인 전문의를 고용하려면 몇 배의 비용이 든다. 한국인 의료진은 통역도 별도로 채용해야 한다. 중국에 진출한 의료인들이 잇따라 철수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의료진을 중국인으로 채용한다 하더라도 생산성이 낮아 국내에서보다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진료비는 중국인 병원과 큰 차이를 두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밑지는 장사이거나 겨우 적자를 면하는 정도라는 것이 중국 진출 클리닉들의 전언이다.

북경, 상해 등 전세계 기업들이 몰려 있는 지역은 건물 임대료도 매우 높은 편이다.

중국내 병원 개원을 앞둔 척추 전문 병원 관계자는“전체적으로 국내에서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자본력 부족을 지적하는 이들도 많다. 중국 현지 병원 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온 의료 영리법인들이 마케팅에 상당한 액수를 투자하고 있으나 국내 전문 클리닉들은 대규모 자본이 결합된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마케팅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

중국에 피부관리실로 진출한 국내 피부 전문 클리닉 관계자는 "의료인력 뿐 아니라 창투사 등 자본력이 결합해서 진출하는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내 규제도 한국 의료기관들의 발목을 잡는 부분이다. 중국에서 의료기관을 개설하려면 합작법인 형태나 중국인 명의로 설립해야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에 국내에서는 일반화됐지만 중국에서는 아직 허가가 나지 않은 의료기기나 의약품은 사실상 사용할 수 없는 점도 장벽이다.

중국에서 새로운 약품이나 의료기기가 허가되는 데는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몇 배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진출 의료기관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높은 의료수준을 유지하는 "한류 의료"의 성격을 잃지 않으면서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운영을 현지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중국 내 성형외과를 운영 중인 한 성형외과전문의는 "한국 병원의 의료수준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으나 아직 중국 경제수준으로는 국내 의료인력의 인건비를 감당할 만큼 높은 진료비를 받기 어렵다"며 "중국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초기 시행착오를 버텨낸다면 장기적으로 큰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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