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모짜르트와 고래
상태바
영화 - 모짜르트와 고래
  • 윤종원
  • 승인 2007.06.25 0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르웨이 출신 페테르 내스 감독의 미국 영화 "모짜르트와 고래"는 신경질환을 앓고 있는 청춘남녀의 사랑을 다룬 색다른 로맨틱 코미디다.

숫자를 다루는 데 천재적이지만 강박감도 심한 도널드(조시 하트넷)는 자폐증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전형적인 자폐증에 비해 기능 수준이 높지만 사회 부적응과 이상 행동, 대화 미숙, 자극에 대한 이상한 반응 등 증세를 보이는 질환이다.

도널드는 지역 자폐증 모임을 이끌면서 세상에서 소외된 사람들과 만난다. 이 모임에 새로운 회원 이사벨(라다 미첼)이 찾아온다. 역시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이사벨은 미술과 음악에 재능 있는 미용사다.

도널드와 이사벨은 서로에게 매력을 느끼고 연애를 시작한다. 이들은 보통의 연인들처럼 설레는 첫키스와 사소한 말다툼으로 사랑을 키워 나가지만 도널드가 평범한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한 집으로 이사해 함께 살면서 위기를 맞는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프로듀서 로버트 로런스가 1995년 장애를 가진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기사를 읽고 영화를 구상했고, 자폐증을 다룬 영화 "레인 맨"으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작가 로널드 바스가 시나리오를 썼다.

남녀 주인공의 문제는 다름 아닌 소통에 있다. 평범한 연인들에게도 상대방의 속뜻을 깊이 헤아리고 보듬어 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자신만의 세계에 몰두해 살아 온 주인공들에게 소통의 어려움은 더욱 크다.

"만남-사랑-갈등-화해"의 구성과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는 오간 데 없는 로맨틱 코미디지만 꾸미지 않은 대사와 섬세한 유머는 색다른 재미를 준다. 무엇보다 남녀의 위기가 화해를 위해 만들어진 억지 갈등이 아니라 진실해 보인다.

소통과 자폐증이라는 어려운 소재를 다루면서도 "사랑하면 다 된다"는 식으로 급하게 이야기를 매듭 짓는 점이 흠이지만 선남선녀의 뻔한 연애담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에 질린 관객이라면 94분간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블랙 호크 다운"과 "40 데이즈 40 나이트"로 인기를 얻은 조시 하트넷이 도널드 역을, 호주 출신 라다 미첼이 이사벨 역을 맡았다. 제목의 "모짜르트"는 감성이 뛰어난 이사벨을, "고래"는 이성이 발달한 도널드를 가리킨다.

29일부터 서울 필름포럼에서만 만날 수 있다.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