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트리스탄과 이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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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트리스탄과 이졸데
  • 윤종원
  • 승인 2007.06.2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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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의 전설로 서양 예술작품의 주요한 뿌리 중 하나인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서사영화로 만들어졌다.

영국인 트리스탄과 아일랜드의 공주 이졸데의 슬픈 사랑을 그린 켈트인의 전설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독일의 시인 고트프리트 폰슈트라스부르크가 서사시로 썼으며, 바그너가 동명의 오페라로 만들어 유명한 작품.

"글래디에이터" "한니발" "킹덤 오브 헤븐" 등 굵직굵직한 영화를 만든 노장 리들리 스콧 감독과 제작자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토니 스콧 형제가 기획과 제작을 맡았으며 케빈 레이놀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트리스탄 역은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의 절친한 친구이자 원수로 그려진 오스본을 맡아 국내 관객에게도 친숙한 제임스 프랑코가 연기해 숨겨둔 남성미를 자랑한다. "스파이더맨"과는 전혀 다른 연기 톤을 선보여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스릴러 영화 "프롬 헬"에서 조니 뎁의 부인으로 등장했던 소피아 마일즈가 비극적 사랑의 여주인공 이졸데 역을 잘 소화해냈으며, 또 다른 중요인물인 마크는 "일루셔니스트"에서 악역 황태자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루퍼스 스웰이 맡았다.

실제 아일랜드에서 촬영된 영화는 옛스러운 분위기를 한껏 자아낸다. 블록버스터 유형의 서사극이 자주 소개된 까닭에 장대한 맛은 떨어지지만 대신 오밀조밀하며 선택적 집중을 한 듯한 세트가 장점으로 보인다.

영화는 배우들의 앙상블을 이룬 연기에 상당 부분 의존한다. 트리스탄과 이졸데, 트리스탄과 마크뿐 아니라 조연 캐릭터들의 고른 호연이 작품을 풍성하게 한다.

로마제국 멸망 후 번성한 아일랜드는 영국 본토의 각 부족을 지배한다. 아일랜드 왕에 의해 부족들간의 연합이 금지돼 있으나 트리스탄의 아버지와 콘월 부족의 마크를 중심으로 연합을 한 순간, 이를 알게 된 아일랜드에 의해 잔혹한 학살을 당하며 이 과정에서 어린 트리스탄은 부모를 잃고 마크에게 키워진다. 마크는 트리스탄을 구하려다 한쪽 손까지 잃는다.

콘월 최고의 전사로 자란 트리스탄은 마크와 함께 부족들의 대표를 설득, 연합군을 결성해 아일랜드에 저항한다. 이 전투에서 독이 묻은 칼에 베인 트리스탄은 죽은 걸로 오해받고 전통의식에 따라 배에 띄워 화장된다.

악천후로 불이 꺼진 트리스탄의 배가 도착한 곳은 아일랜드의 한 해변. 아일랜드의 공주 이졸데는 자신을 부하의 아내로 보내 부하의 충성에 화답하려는 아버지의 야심으로 인해 상심해 있다. 해독법을 알고 있던 이졸데는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치명상을 입은 트리스탄을 치료한다.

둘은 순식간에 운명과도 같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행복한 시간은 잠시. 아일랜드군에게 쫓기게 된 트리스탄은 콘월로 되돌아온다.

다시 못 볼 것 같았던 두 사람은 아일랜드왕이 부족들을 분열시키기 위해 마련한 검술대회를 통해 재회한다. 그러나 둘에게는 더 큰 불행이 기다리고 있다. 이졸데를 궁전의 시녀로만 알고 있던 트리스탄이 공주가 상품으로 걸린 대회에서 우승하는 바람에 이졸데는 마크의 아내가 돼야 했던 것.

마크를 배신할 수 없었던 트리스탄은 이졸데를 마크에게 보내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이내 다시 불타오른다. 모반을 노리던 한 부족 수장에 의해 남의 눈길을 피해 만나던 둘은 발각돼 마크의 분노를 사고 아일랜드의 계략에 말려든다.

영화는 전형적인 서사 멜로물의 구조를 띠고 있는 데도 간결한 편집으로 현대적 느낌 또한 살렸다.

7월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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