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 내성 결핵환자 32% 임의로 치료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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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 내성 결핵환자 32% 임의로 치료중단
  • 윤종원
  • 승인 2007.06.07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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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률 10% 넘어.. 슈퍼 결핵 치료율 25% 불과

두 가지 이상의 약물에 내성을 보이는 결핵(다제내성 결핵)은 치료를 하더라도 사망률이 10%에 이르며 최신 약물도 듣지 않는 "슈퍼 결핵"의 국내 치료율은 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제내성 결핵환자의 32%가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것으로 드러나 결핵환자 관리 체계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심태선 교수는 6일 마산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한-스위스 생명의학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한국 다제내성 결핵 실태"를 발표했다.

"다제내성 결핵"이란 결핵 1차 치료용 약물인 "리팜피신"과 "아이나"에 모두 내성을 보이는 결핵을 말한다.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퀴놀론계 항생제"와 "아미노글라이코사이드계 항생제" 마저 듣지 않는 "슈퍼 결핵"은 "극도내성 결핵(Extensively drug-resistant TB)"으로 불린다.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도 치료가 잘 안 되는 다제내성 결핵이 증가하고 있어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심 교수가 2000~2002년 국내 8개 민간병원과 2개 국립병원, 대한결핵협회 산하 9개 병원에 "다제내성 결핵"으로 등록된 환자 1천459명 가운데 1천409명을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라 분석한 결과 환자들이 치료 종료 전에 치료를 중단하는 비율이 32.2%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조사 대상 다제내성 결핵의 치료 성공률은 45.3%에 불과했으며 사망률은 10.2%로 매우 높았다. 2006년 말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다제내성 결핵환자들의 누적 사망률은 20.4%로 조사됐다.

특히 4가지 이상의 약물에 내성을 보이는 "슈퍼 결핵" 환자의 치료율은 25.4%에 그쳤다. "슈퍼 결핵"은 다제내성 결핵 환자의 8.7%인 122명에서 발견됐다.

치료 성공률은 민간병원이 54.0%인데 비해 결핵협회 병원은 42.8%로 큰 차이를 보였는데 이 역시 결핵협회 병원에서 치료 중단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심 교수는 분석했다. 병원 종류별 치료 중단율은 결핵협회 병원이 38.8%로 가장 높았고 민간 병원(23.2%)과 국립병원(22.2%)은 비슷했다. 결핵협회 병원의 치료 실패율이 1.9%로 민간병원(8.5%)이나 국립병원(8.6%)에 비해 훨씬 낮게 나타난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고 심 교수는 설명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치료 실패율은 내성이 강력할수록 높았다. 슈퍼결핵 환자의 치료 실패율은 다른 다제내성 환자의 6.35배였다. 또 기존에 결핵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의 실패율은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의 2.8배였다.

WHO 분석 기준으로 결핵 "치료 실패"란 약물을 투여해도 효과가 없이 객담에서 계속 균이 검출 것을 말하며, 치료 실패 환자 중에도 생존자가 있을 수 있다. 약물에 반응하더라도 치료 중 사망할 수 있어, 사망이 곧 치료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심 교수는 "다제내성 결핵은 원래 치료가 어려운 질환인데다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들이 많아 치료 성공률이 매우 낮은 것 같다"며 "다제내성 결핵이 확산되지 않도록 결핵환자 관리체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은 국제결핵연구센터, 한국화학연구원 한미결핵치료제연구센터, 스위스 노바티스가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7일까지 비공개로 진행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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