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슈렉3
상태바
영화 - 슈렉3
  • 윤종원
  • 승인 2007.05.14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1년 개봉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슈렉"은 전국에서 240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애니메이션으로는 놀라운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2004년 개봉된 "슈렉2"가 3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국내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자 과연 한국 시장에서 "슈렉" 시리즈의 인기가 어디까지 갈지를 놓고 드림웍스는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다음달 6일로 예정된 "슈렉3"의 한국 개봉을 앞두고 피오나 공주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할리우드 스타 캐머런 디아즈가 처음으로 내한하는 것도 한국 시장에 대한 드림웍스의 남다른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국내 개봉을 한 달 가량 앞둔 10일 홍콩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슈렉3’에서는 드림웍스가 전편의 전통을 고스란히 이어받으면서도 전편과의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묻어났다.

전편에서 피오나 공주와 결혼한 슈렉은 자신의 보금자리인 늪으로 돌아가 둘만의 달콤한 신혼생활을 꿈꾸지만 피오나의 아버지인 해럴드 왕이 위독해져 원치도 않는 왕위를 계승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슈렉이 거추장스럽기만 한 왕위를 극구 사양하자 해럴드 왕은 왕위 계승 다음 서열인 피오나의 먼 친척 아더 왕자를 찾아오면 늪으로 돌아가도 좋다는 타협책을 내놓는다.

이에 슈렉은 오랜 친구인 동키, 장화 신은 고양이 등과 함께 아더 왕자를 찾기 위한 머나먼 여정에 나선다.

한편 전편에서 슈렉에게 피오나를 빼앗겼던 프린스 차밍은 후크 선장을 앞세워 동화 속 악당을 모아 왕 자리를 차지하려는 음모를 세우고 슈렉이 아더를 찾아 떠난 사이 "머나먼 왕국"에 쳐들어온다.

피오나 공주만 처리하면 된다는 생각에 의기양양했던 프린스 차밍과 후크 선장은 그러나 피오나와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라푼첼 등 다섯 공주와 릴리안 왕비가 힘을 합친 엽기적인 반격에 일격을 당하고…
영화는 1, 2편과 마찬가지로 해피엔딩이지만 1, 2편과 같은 심한 풍자나 비틀기가 없는 점이 특징이다.

"슈렉3"의 공동감독인 러먼 휘는 이에 대해 "1, 2편이 팝 문화를 비판하는 각도에 중점을 뒀다면 3편에서는 캐릭터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러먼 휘의 말대로 3편에서는 고전에 대한 심한 비꼬기나 신랄한 사회적 메시지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1, 2편에서 볼 수 있었던 패러디는 여전하다.

후크 선장, 백설공주, 신데렐라, 라푼첼, 장화 신은 고양이, 아더 왕자 등 고전동화나 전설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대거 동원돼 고전에 대한 비틀기를 시도한다. 하지만 이는 전편에서 보아왔던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다소 식상한 느낌이다.

어떻게 하면 전편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인기 시리즈 제작진의 공통된 고민이겠지만 "슈렉3"는 "새로운 무언가"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 단점이다.

아더 왕자나 슈렉 베이비 정도가 새로운 캐릭터이긴 하지만 대세를 바꿀 수 있을 정도의 파괴력은 갖지 못한 듯하다. 동키와 장화 신은 고양이가 서로 뒤바뀐다는 설정도 눈요기 정도 이상의 의미는 없는 것 같다.

결국 전편의 인기를 등에 업고 탄생한 "슈렉3"가 얼마나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크게 새로운 것이 없어 어느 정도 식상할 수도 있는 속편을 관객이 얼마나 관대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주느냐에 달려 있을 듯.

6월6일 개봉. 관람등급 미정.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