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넥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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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넥스트
  • 윤종원
  • 승인 2007.05.0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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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힌 반전(反轉)으로 관객을 경탄하게 만드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황당하고 허망한 반전으로 관객을 맥빠지게 만드는 영화도 있다.

"식스센스"나 "유주얼 서스펙트" 등이 전자에 속한다면 "클릭"이나 "아들" 등은 후자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할리우드 스타 니컬러스 케이지가 제작과 주연을 맡은 SF액션스릴러 "넥스트"(원제 NEXT)는 유감스럽게도 후자에 가까운 반전구조를 갖고 있다.

2분 후의 미래를 미리 알 수 있다는 발상 자체는 흥미롭지만 소재를 1시간35분짜리 영화로 만들어내는 짜임새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마술사 크리스 존슨(니컬러스 케이지)은 2분 후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지만 가급적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지내려 한다.

그러나 그의 능력을 알아챈 FBI의 캘리 페리스 부장(줄리안 무어)은 테러리스트들이 로스앤젤레스에 핵폭탄 공격을 가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이를 막아낼 수 있는 사람은 크리스뿐임을 직감한다.

그러던 어느 날, 카지노에서 2분 뒤에 일어날 총기강도 사건을 예견하고 사고를 방지하려다가 도리어 총기강도 사건에 휘말린 크리스는 FBI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FBI는 겉으로는 총기강도 사건 용의자를 추적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핵테러 사건을 막기 위해 크리스를 포섭하려 한다.

FBI는 크리스가 운명이라고 믿는 여자 리즈(제시카 비엘)를 이용해 그가 빠져나갈 수 없는 덫을 만들고, FBI와 크리스, 테러리스트 집단은 시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어느 것이 실제이고 어느 것이 미래인지 구분되지 않는 팽팽한 두뇌게임을 시작한다.

영화는 주인공이 2분 후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는 설정을 무기로 삼아 무엇이 실제상황이고 무엇이 미래를 예견한 상황인지를 헷갈리게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관객을 허망하게 만드는 막판 반전의 요체도 사실은 이 같은 영화전개 기법에 숨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스토리의 주도면밀한 짜임새로 보나 SF스릴러 특유의 화려한 볼거리로 보나 비슷한 소재의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데자뷰" 등에 비하면 두뇌게임으로서의 격이 많이 떨어지는 영화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케이지의 한국계 부인인 앨리스 킴이 카메오로 출연한다는 것인데, 국내 관객에게는 흥미로운 눈요깃거리가 아닐 수 없다.

17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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