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소판 수명조절 시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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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소판 수명조절 시계 발견
  • 윤종원
  • 승인 2007.03.24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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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가 났을 때 혈액을 응고시켜 출혈을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액성분인 혈소판은 "내부시계"(internal clock)에 의해 그 수명이 조절된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인위적으로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혈소판은 수명이 8-9일로 이를 혈액에서 추출해 보존할 경우 저장수명이 7일밖에 되지 않아 병원이나 혈액은행에서 아무 때나 쓸 수 있을만큼 재고관리가 쉽지 않다.

호주 월터-엘리자 홀 의학연구소(Walter and Eliza Hall Institute of Medical Research) 분자유전학자 데이비드 황 박사는 미국의 의학전문지 "세포(Cell)" 최신호(3월23일자)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혈소판에는 혈소판의 수명을 유지하는 분자와 수명이 다한 혈소판을 사멸(apoptosis)시키는 분자가 서로 반대되는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혈소판의 수명이 조절된다고 밝힌 것으로 헬스데이 뉴스가 22일 보도했다.

황 박사는 이 두 분자 중 하나인 Bcl-xL이라는 단백질은 혈소판의 수명을 보존하고 Bak라는 또 다른 분자는 수명이 다하거나 손상되거나 남아도는 혈소판에 "자살"을 유도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밝히고 따라서 혈소판의 수명을 조절하는 이 분자 스위치를 조작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면 혈소판의 수명을 인위적으로 연장시키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포사멸은 수명을 다하거나 손상된 세포를 제거하는 우리 몸의 중요한 자연 메커니즘으로 모든 세포에 존재하지만 혈소판에서 이 기능이 어떻게 수행되는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이 없었다고 황 박사는 말했다.

황 박사와 함께 이 연구에 참여한 벤저민 카일 박사는 지난 50년 동안 과학자들은 무엇이 혈소판의 수명을 조절하는지에 관해 추측만 해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혈소판의 수명을 인위적으로 연장시킬 수 있다면 백혈병, 림프종 등 혈액암 환자에 대한 수혈이 한 결 수월해 질 것이라고 황 박사는 말했다.

황 박사는 또 혈소판의 수명조절 분자 스위치를 조작할 수만 있다면 혈소판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은 물론 단축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고 그렇게 되면 예를 들어 혈소판이 너무 많아 불필요한 혈액응고에 의해 심장마비나 뇌졸중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미국 하버드 대학 의과대학의 카린 호프마이스터 박사는 혈소판의 수명이 길어진다면 수혈을 자주 할 필요가 없게 될 것이라고 논평하고 다만 혈소판의 수명이 길어져도 그 기능이 그 대로 유지될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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