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파리의 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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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파리의 연인들
  • 윤종원
  • 승인 2007.02.0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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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2007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출품작

에펠탑ㆍ센강ㆍ샹젤리제 거리로 대표되는 스타일리시한 도시 파리. 그 속에서 살갗을 비비며 숨쉬고 살아가는 파리지엔의 삶도 파리의 야경만큼이나 화려하고 행복할까? 사람 사는 곳에는 근심이 있기 마련이고 파리라고 예외는 아닐 듯.

영화 "파리의 연인들(Orchestra Seats)"은 누구든 한번쯤 꿈꾸는 도시 파리를 무대로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화가 제시하는 행복의 지름길을 미리 귀띔하면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것. 단순해지면 사랑도 인생도 쉬워진다는 감독의 충고는 복잡다단한 서울에서도 유효할 듯하다.

파리를 동경하는 할머니 밑에서 자란 제시카(세실 드 프랑스). 새로운 삶을 꿈꾸며 파리로 무작정 상경한 그녀는 몽테뉴 가의 한 바에서 웨이트리스 일을 시작한다.

이곳은 배우ㆍ음악가ㆍ극장 관계자 등 예술인들이 많은 찾는 곳. 손님 중에는 배우 카트린(발레리 르메르시에), 유명 피아니스트 장(알베르 뒤퐁텔), 미술품 수집가 자크(클로드 브라세르) 등이 있다.

카트린은 드라마를 통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연기다운 연기에 목말라 있다. 장은 유명 연주자로서의 삶보다는 소외된 이웃을 위해 연주하고 싶은 꿈이 있다. 자크는 아들 프레데릭(크리스토퍼 톰슨)과 관계가 소원하다.

이들은 나름대로 사회적으로 성공한 예술가들이지만 그들이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한다.

영화는 이들이 제시카를 만나면서 마음을 터놓게 되고 자신의 원하는 삶을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제시카의 솔직하고 단순한 사고는 바이러스처럼 이들에게 감염된다.

영화 속에서 가장 행복해 보이는 사람은 극장 관리인 클로디(다니). 가수를 꿈꿨다는 그녀는 30년간 극장 관리인으로 살면서 감미로운 샹송에 몸을 맡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하는 그녀의 삶은 성공한 예술가들의 그것보다 행복하다.

영화의 매력은 해법을 찾아가는 파리지엔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예술적 체험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꿈길을 걷는 듯 감미로운 샹송 선율과 "명품"이라고 해도 좋을 피아노 연주곡, 유명 화가들의 매력적인 예술품들이 영화의 곳곳을 채운다.

더 나은 삶을 찾아 파리로 온 제시카가 원하는 삶은 뭘까? 제시카는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멋진 오케스트라 좌석"이라고 말한다. 아마 한국의 많은 도시에서 "제시카의 좌석"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많은 듯. "파리의 연인들"이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희망이라는 종착역을 찾아 떠나는 파리지엔의 여정은 "희망"이란 파랑새를 보는 듯해 뿌듯하다.

이 영화는 "유 콜 잇 러브" "여왕 마고" 등을 연출했던 다니엘르 톰슨 감독의 작품으로, 올해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프랑스 대표작으로 출품됐다. 지난해 2월 프랑스에서 개봉돼 2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이기도 하다.

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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