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국제 줄기세포가이드라인 꼭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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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국제 줄기세포가이드라인 꼭 지켜야
  • 윤종원
  • 승인 2007.02.0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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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라인 지키지 않으면 논문게재.공동연구 어려워질 수도

"한국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윤리규정은 국제줄기세포연구회(ISSCR)의 가이드라인 중 많은 부분을 충족시키지만 모두 만족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한국의 정책을 가능한 한 이 가이드라인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최근 세계 14개국 과학자와 윤리학자, 법학자들로 구성된 국제줄기세포연구회(ISSCR)가 국제줄기세포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만들었다. 이 가이드라인 제정에는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 의대 생명윤리과 현인수 교수가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그는 현재 ISSCR의 "인간생물조직획득에 관한 분과위원회(Subcommittee on Human Biological Materials Collection)" 의장을 맡고 있다. 이 분과위원회는 배아, 난자, 체세포, 정자와 같은 연구 재료 획득에 관한 지침을 만드는 국제적인 지도단체다.

현 교수는 또 윤리.공공정책 위원회(Ethics and Public Policy Committee) 의장도 함께 맡고 있는데 이번 가이드라인 제정에서는 "충분한 설명에 근거한 동의(informed consent)"를 받는 동의서 양식을 작성했다. 사실상 현 교수가 이번 가이드라인 제정에 핵심역할을 한 셈이다.

미국에 있는 현 교수와 이메일을 통해 가이드라인의 제정 의미와 국내 과학자들에게 시사하는 점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제줄기세포연구회(ISSCR)는 어떤 단체인가.

▲ISSCR은 전세계 줄기세포 과학자들에 의해 5년 전에 설립됐다. 독립적인 비영리 기관으로 줄기세포와 관련된 정보, 아이디어의 교류 및 줄기세포와 연관된 일반적인 연구를 장려하고, 줄기세포의 연구 및 적용과 관련된 모든 분야의 전문적 대중적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한국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이 가이드라인 제정의 단초가 됐나.

▲그렇지 않다. ISSCR은 이미 논문조작 사태 이전에 가이드라인을 작성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럼 가이드라인의 제정 목적은 무엇인가.

▲인간배아줄기세포연구는 과학적으로 대단히 중요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많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 따라서 모든 인간배아줄기세포연구의 제안서를 검토하는 특별 검토 절차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 특별 검토절차는 ISSCR 산하 "줄기세포연구감독위원회(SCRO committee, Stem Cell Research Oversight Committee)"에서 주도하게 된다.

--이번 가이드라인의 요지는 무엇인가.

▲국제줄기세포연구회의 가이드라인은 우선 과학적 이론적 설명이 부족하고, 강한 윤리적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모든 연구를 금지하고 있다. 특히 인간 생식복제 연구가 여기에 해당한다.

또한 수정 후 14일이 지났거나 원시선이 생성된 인간배아의 시험관(in vitro) 배양도 막고 있다. 인간 생식세포와 수정할 수 있는 동물의 번식도 금지한다.

또한 인간배아줄기세포연구의 승인 이전에 일어날 수 있는 연구소, 지역, 국가, 국제적 규모의 검사 절차를 구체화함으로써 엄격한 검사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가이드라인은 각각의 줄기세포 연구결과가 사회 전체에 혜택을 줄 수 있도록 연구결과와 줄기세포 라인의 자유롭고 개방된 교류를 장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재료의 인도 동의서(Material Transfer Agreement)"와 "충분한 설명에 근거한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연구재료의 인도 동의서"는 무엇인가.

▲줄기세포 연구를 위한 인간 생체 조직(배아, 난자, 정자, 체세포)의 기증은 새로운 줄기세포라인을 만드는 데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줄기세포 연구자들은 이러한 인체조직의 기증이 기증자의 자유선택과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게 동의서다.

--"충분한 설명에 근거한 동의"도 필요하다고 했는데 자세히 설명해달라
▲새로운 줄기세포라인을 만들기 위해 기증된 인간 생체조직을 사용하는 연구는 모든 기증자로부터 "충분한 설명에 근거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 동의서 양식은 전 세계 연구자들이 어떤 정보를 각각의 인간생체조직 기증자들에게 제공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었다.

이 일반적인 "충분한 설명에 근거한 동의" 양식은 특정 연구소 및 병원의 특수한 추가요구에 따라 수정해 활용해야만 한다. 이 내용은 ISSCR 웹사이트에서 다운로드 받으면 된다.

--동의서는 어떻게 활용되나.

▲모든 기증자에 대한 "충분한 설명에 근거한 동의"는 연구를 윤리적으로 수행하는데 필요할 뿐만 아니라 연구 결과가 저널에 출간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저널과 연구기금의 관계자, 그리고 그 지역의 줄기세포연구 검토위원회는 난자, 배아, 정자 혹은 세포의 모든 기증자에게 "동의"를 받은 증거를 요구해야만 한다.

--기증자에 대한 금전적 보상문제는.

▲가이드라인은 난모세포(oocyte) 제공자의 안전과 자발적이고 충분한 설명에 근거한 선택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직접비용에 대한 배상원칙을 지지하고 있다. 또한 난모세포 기증을 위한 보상에 관한 어떠한 권고도 피한다는 게 가이드라인의 입장이다.

대신에 가이드라인은 줄기세포연구의 감독절차가 연구를 위한 인체조직의 획득과정 및 모든 금전적 대가를 승인하고 감독할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으며, 금전적 보상이 부당한 권유가 되지 않아야 하는 핵심 원칙을 문서화하도록 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구속력이 없지 않은가. 지키지 않을 경우 불이익이 있을 수 있나.

▲이번 가이드라인은 줄기세포연구 분야의 최고 과학자, 윤리학자, 그리고 변호사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첫 국제적인 가이드라인이다. 현재 이 가이드라인은 전문적인 표준이기 때문에 줄기세포 연구자들은 이를 따르도록 강력히 장려될 것이다. 이미 ISSCR 가이드라인은 국제적 줄기세포 연구자 단체들에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는 연구자들은 ISSCR과 국제 줄기세포연구 단체들에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할 것이다. 저널들도 연구결과를 해당 저널에 게재하기 전에 연구자들에게 그들이 ISSCR의 가이드라인이나 이와 비슷한 가이드라인을 따랐다는 사실확인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국제적 가이드라인 제정을 계기로 볼 때 한국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윤리규정은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충족하고 있다고 보나
▲현재 한국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윤리규정은 ISSCR의 가이드라인 중 많은 부분을 충족시키지만 모두 만족시키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줄기세포연구 관리당국은 이 가이드라인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한국의 정책을 가능한 많이 이 가이드라인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한국의 과학자들이 다른 나라의 과학자들과 함께 연구하는 것을 쉽게 할 것이다.

--앞으로 국제줄기세포연구회의 계획은.

▲매년 줄기세포와 관련해 새로 개발된 기술이나 정보에 따라 이 가이드라인에 어떤 수정이 필요한 지 검토할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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