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찾아가 아픔 치료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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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찾아가 아픔 치료해줘
  • 박현
  • 승인 2007.01.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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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양대병원 가정간호 큰 호응, 월평균 200회 넘어


건양대병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가정간호 서비스가 월평균 200회를 상회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린 눈이 여전히 겨울 논밭을 뒤덮고 있는 한적한 시골길, 건양대병원 가정간호센터 김선숙 가정전문간호사는 커다란 구급약품가방과 병원에서 처방한 환자의 약을 챙겨들고 어디론가 향한다.

그녀의 발자국 소리를 가장 먼저 알아채는 건 마당에 묶여있는 강아지들, 몇 년째 드나들건만 낯선 사람인양 멀리서부터 짖어대는 소리가 요란하다.

하지만 그녀의 방문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는 따로 있다. 바로 중풍이나 전신마비 등으로 집에서 간호를 받는 환자들이다.

의식은 명확하진 않지만 환자들은 김선숙 간호사의 따스한 손길이 닿으면 몸으로 먼저 그녀를 알아챈다.

병원 병상에 누워 의사와 간호사의 치료와 간호를 받기에는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상황에서 오랫동안 투병생활을 해야 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집에서 가족들의 간호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이런 환자들의 경우 밥알을 씹을 수도 없어 한쪽 코에 끼워진 콧줄을 통해 식사를 하고 스스로 용변처리가 어려워 소변줄을 이용해야만 한다.

특히 침대에서 하루종일 누워있기 때문에 욕창이 가장 큰 문제이다. 욕창이 한번 생기면 쉽게 상처가 아물지 않아 애를 먹는다.

가정간호를 받는 환자들 대부분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환자들이라 콧줄, 소변줄 등을 교체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다는 것은 그들을 간호하는 가족들 모두에게 매우 번거롭고 어려움이 따른다.

이러한 환자들을 위해 건양대병원 가정간호센터의 가정전문간호사들은 가정간호를 신청한 환자들을 수시로 방문해 그러한 어려움을 덜어주고 있다.

“대부분 하루하루를 알 수 없는 환자들이라 방문하기 전에는 꼭 환자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어떤 때는 보호자가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그땐 영안실에 가 있기도 하거든요. 저희들은 그분들이 저세상으로 가시는 날까지 편안히 가실 수 있게 보살펴드리는 임종간호를 하고 있다”고 김선숙 간호사는 말한다.

무엇보다 가정간호의 가장 큰 역할은 가족간호이다.

환자들을 돌보는 보호자들의 경우 오랜시간 의식도 없고 몸도 가누지 못하는 가족을 위해 희생해야 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

그럴 때면 가정전문간호사는 환자들만 간호를 하고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들과 그동안 간호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대화를 나누며 마음의 고통을 덜어주곤 한다.

김선숙 간호사는 “길게는 5~6년, 짧게는 1~2년을 환자들과 인연을 맺다보니 환자의 보호자들과 매우 가까워지게 된다”며 “보호자들이 겪는 어려움도 다 알고 어려운 집안사정도 서로 털어놓다보면 정이 들어 이제는 환자와 보호자 한분 한분이 저의 가족과도 같다”고 말한다.

갑작스런 눈으로 빙판이 졌어도 환자의 생명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든 건양대병원 가정전문간호사들은 언제든 달려가야 한다. 또한 좁은 시골길도 마다하지 않고 환자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다보니 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새롭게 찾아내기도 한다.

이처럼 건양대병원 가정간호센터는 지난 2000년 개원한 이후 지역주민들을 위한 가정간호를 통해 환자와 가족 모두의 아픔을 치료하는 전인간호를 실천해오면서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지난 한해 건양대병원 가정간호센터에서 실시한 가정간호 통계에 따르면 방문횟수는 월평균 200회, 지역별로는 대전광역시 서구, 유성구, 논산시, 계룡시 순으로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70대, 80대, 60대 순이었다.

또한 질환별로는 중풍, 암, 고혈압, 욕창, 당뇨, 치매 순으로, 성별로는 여자보다 남자가 가정간호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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