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조폭 마누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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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조폭 마누라3
  • 윤종원
  • 승인 2006.12.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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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마누라 시리즈 재탕한 느낌

홍콩 스타 수치(舒淇)를 앞세운 작품이다.

2001년 추석 시즌 개봉한 "조폭 마누라" 1편이 뜻밖의 흥행 "대박"을 거두고 잠시 주춤했던 2003년 2편에 이어 다시 한번 과거의 영광을 재현해보자는 취지로 1편의 조진규 감독이 다시 투입돼 제작된 전형적인 상업영화. 가장 큰 변화는 "조폭 마누라"가 신은경에서 수치로 바뀐 것이다. 무대가 국내에 머물지 않고 홍콩으로까지 확장된 셈이다.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조폭 마누라3"(감독 조진규, 제작 현진씨네마)는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액션ㆍ코믹을 기본으로 깔고 거기에 멜로 코드를 살짝 덧댔다. 어수룩한 "조폭" 아저씨들의 실수담이 주된 웃음 코드. 무시무시한 조폭 마누라에 다소 어수룩한 남자라는 설정은 여전히 같다. 구도는 비슷해 재탕이라는 느낌을 주지만 액션은 더 화려해졌다.

홍콩 최고의 폭력조직 화백련 보스 임 회장(티룽)은 흑룡회와 세력 다툼이 벌어지자 후계자인 외동딸 아령(수치)을 한국으로 피신시킨다.

한편 아령의 안전을 부탁받은 한국 폭력조직 동방파 양 사장은 조직의 "넘버3" 기철(이범수)을 불러 아령의 실체를 숨긴 채 보호 임무를 맡긴다. 이유는 그가 꽃게ㆍ참깨ㆍ비아그라 등을 중국에서 밀수입한 경험이 있어 중국어가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

대단한 임무를 기대했던 기철은 홍콩에서 온 아가씨를 며칠간 데리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실망한다. 조직생활 10년차가 홍콩 손님 관광가이드라니. 그래도 보스에게 절대 복종하는 기철은 부하 꽁치(오지호), 도미(조희봉)와 함께 손님을 최대한 잘 모시려고 노력한다.

보스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기철은 중국어 회화 한마디 제대로 못한다. 어쩔 수 없이 통역을 위해 옌볜처녀 연희(현영)를 고용한다. 아령을 보통의 처녀로 알고 있던 기철 일당은 그녀의 무술실력을 보고 놀라게 된다.

"형만 한 아우 없다"라는 속담처럼 시리즈의 속편이 1편보다 관객에게 호응을 얻기란 쉽지 않은 일. 처음의 신선함은 사라지고 기존 캐릭터로 관객의 구미를 사로잡아야 하니 만드는 사람들도 머리깨나 아플 일이다.

기발한 상상력과 탄탄한 줄거리, 배우의 호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리즈물의 성공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론 시리즈로 만들어지는 것 자체가 전작의 성공을 전제로 하지만.

"조폭 마누라3"에서 관심을 모으는 것은 수치와 홍콩 느와르 고전 "영웅본색"으로 친숙한 홍콩 배우 티룽(狄龍). 다만 티룽은 특별출연 형식이어서 나오는 분량이 많지 않다. 아령의 아버지로 보여줄 수 있는 연기도 한계가 있다.

수치는 기대 이상으로 안정감 있는 연기력과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면서 신은경으로 각인된 "조폭 마누라"라는 이미지의 부담을 상당 부분 해소한 느낌이다.

문제는 한국영화에 낯선 수치와 호흡을 맞춘 이범수와 현영, 오지호, 조희봉이 극을 얼마나 끌고 나가느냐는 것. 이범수는 상대적으로 수치의 활약에 가린 느낌이 든다. 이범수의 연기력이 빛을 발할 특징적 장면이 없었다는 게 한계로 작용한 듯.

옌볜 처녀로 분한 현영은 극의 양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조폭 마누라3"가 선사하는 웃음의 대부분이 현영이 수치와 이범수 사이에서 엉뚱한 통역을 하며 벌어지는 해프닝이다. 현영은 그간 방송에서 선보여왔던 코믹 연기를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연기로 소화해내 관객에게 웃음을 준다. 조희봉의 연기도 양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장면마다 웃음 코드가 삽입돼 있지만 결정적인 "한방"이 못내 아쉽다. 거기에 두 시간에 이르는 상영시간은 별다른 진전 없는 사건 전개로 지루하게 느껴진다.

2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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