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박물관이 살아 있다
상태바
영화 - 박물관이 살아 있다
  • 윤종원
  • 승인 2006.12.07 14: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말연시 가족과 함께 극장을 찾아 볼 만한 영화다.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역사적 유물들이 컴퓨터그래픽으로 완벽하게 재현되고, 주로 미국의 역사가 대부분이지만 세계사의 흔적도 살필 수 있는 데다 부정(父情)까지 곁들였다.

밤마다 전시물이 되살아난다는 기발한 상상력은 새로운 007 시리즈인 "007 카지노 로얄"이 들인 제작비와 똑같은 1억5천만 달러의 돈이 투여되는 막강한 물량공세로 시각적으로 구현됐다.

밀란 트렌크의 동명 그림책을 모티브로 제작된 "박물관이 살아 있다(NIGHT IN THE MUSEUM)"는 왠지 딱딱한 느낌을 주는 박물관을 온갖 소동이 벌어지는 재미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것부터 발상의 전환을 이뤘다.

그러나 수많은 SF영화에서 봐온 캐릭터들을 한데 집약시켜놓은 듯한 공급 과잉은 영화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놀라움을 무덤덤함으로 바꿔놓는다. 단순한 이야기 구조가 화려한 볼거리를 따라오지 못하는 게 어른 관객에게는 지루할 수 있다.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 "열두 명의 웬수들" 등 코미디 히트작을 낸 숀 레비 감독이 "미트 페어런츠" 시리즈의 벤 스틸러, 전 세계 영화 관객에게 친근한 로빈 윌리엄스, 코미디 장르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오웬 윌슨 등과 의기투합했다.

엉뚱한 사업 아이템을 개발하나 번번이 실패하는 바람에 이혼한 아내와 살고 있는 아들을 만날 기회도 잃게 생긴 래리 데일리. 궁여지책으로 뉴욕 자연사박물관의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게 된다. 세 명의 나이든 전임자로부터 희한한 매뉴얼을 받는데 첫 근무날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박물관 중앙전시실에 놓여 있던 티라노사우루스의 화석이 살아 움직이고, 미국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대통령중 한 명인 테디 루스벨트 대통령 밀랍 인형이 진짜 루스벨트 대통령으로 환생한다.

그것뿐 아니다. 미국 철도 건설의 산 증인인 카우보이 제레다야는 철도 건설을 위해 로마 시대의 옥타비아누스와 끝나지 않는 전쟁을 벌인다.

거기에 래리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기 위해 달려드는 훈족들은 그를 아연실색케 하고 아프리카관의 사자, 기린, 타조, 원숭이는 박물관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다.

이 모든 일은 이집트 파라오관에 있는 보물 때문에 비롯된 것으로 무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세 명의 야간 경비원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었다. 그들이 래리에게 건넨 매뉴얼은 이러한 소동에 대처하는 방법이었던 것.

래리는 아들에게 이 비밀을 알려주고 함께 밤을 보낸다.

그러나 세 노인들이 영원한 삶을 위해 파라오관의 보물을 훔치기로 하면서 래리와 루스벨트 대통령을 비롯한 박물관 전시물의 대결이 펼쳐진다.

전체관람가. 21일 개봉.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