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란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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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란도리
  • 윤종원
  • 승인 2006.12.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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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영화제 내일의 영화상 수상작

영화 속 세탁소는 작은 "멜팅 포트(Melting Pot:용광로)"와 같은 공간이다.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의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My Beautiful Launderette)"에서 세탁소가 이민족 간의 장벽을 허무는 공간이듯이, 일본 영화 "란도리(Laundry. 세탁소)"에서도 이곳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기대며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공간이다.

할머니가 운영하는 셀프세탁소에서 일하는 청년 데루(구보즈카 요스케)는 사고로 머리를 다쳐 환상과 현실을 구별하는 능력이 모자란다.

그의 일상은 매일 세탁소로 출근해 사람들이 옷을 훔쳐가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일. 그러던 어느 날 미즈에(고유키)라는 여자가 세탁소를 찾는다. 그녀는 세탁기에 옷을 남긴 채 사라진다. 미즈에가 두고 간 옷에는 핏자국이 선명하다. 데루는 옷을 깨끗이 세탁한 뒤 미즈에를 찾아나선다.

미즈에는 과거에 한 남자를 사랑했다. 하지만 자신의 애인이 유부남이었다는 사실을 안 뒤 정신적인 충격으로 도둑질을 시작한다. 자살도 몇 번 시도했다. 이후 미즈에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고 고향으로 내려간다.

미즈에의 고향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비둘기 조련사 샐리(나이토 다카시)의 도움으로 행복한 생활을 시작한다. 자연스럽게 사랑을 확인한 두 사람. 하지만 미즈에는 데루의 청혼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데루의 순수한 마음을 알면 알수록 미즈에는 자신이 데루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자신 안의 방황을 해결하지 못해 다시 물건을 훔치기 시작한다.

영화는 순수한 청년과 상처를 지닌 여성의 사랑 이야기다. 감독은 홀로 서기가 힘든 두 사람이 서로에게 기대어 온전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담아냈다. 그러나 데루의 순수함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현실성이 떨어지고 리듬감이 없는 전개는 영화의 흡입력을 떨어뜨린다. 관객에게 지루함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흥행 면에서는 빨간불이 켜졌다고 해도 될 듯. 자칫 바보로 묘사되기 쉬운 캐릭터를 순수 청년으로 부각했다는 점이 이채롭다.

2001년 몬트리올 국제영화제에서 신인감독의 작품에 주는 "내일의 영화상"을 받았다.

7일 개봉 예정.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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