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Mr.로빈 꼬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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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Mr.로빈 꼬시기
  • 윤종원
  • 승인 2006.11.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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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생각할 필요없다. 다니엘 헤니의 매력에 푹 빠지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여러 CF를 통해 뭇 여성들의 가슴을 흔들어놓은 다니엘 헤니를 "위한" 영화다. "Mr.로빈 꼬시기"(감독 김상우, 제작 싸이더스FNH)는.

인터넷 소설 "키애누 리브스 꼬시기"를 영화화한 이 작품은 그의 멋진 미소와 착한 인상, 훤칠한 체격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작품의 완성도? 그에 대해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철저히 "기획상품"이라는 인상을 주는 영화다. 연애에 대한, 남자에 대한 여자들의 판타지를 있는 대로 자극한다. 잘나가는 외국계 기업 CEO에 단추 한 두 개를 풀면 더욱 매력적인 남자, 거기에 첫사랑의 순애보로 인해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는 남자이니 판타지, 그 자체다. 심지어 연하다! 여자 역시 나름대로 능력 있고, 착한 심성까지 지녔다. 딱 여학생들이 즐겨 보는 "하이틴 로맨스" 스타일이다.

그러니 뚝뚝 끊어지는 화면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울 필요도, 할아버지 유니폼과 회사 이름을 바꾸는 게 무슨 상관이 있는 건지에 대한 이유가 제대로 설명되지 않더라도 의구심을 가질 필요도 없다.

그 어떤 의문에도 "다니엘 헤니가 웃어주면 모든 게 용서되잖아"라고 이 영화는 설명한다.

이런 부담을 처음부터 안았을 "초짜 배우" 다니엘 헤니는 이를 감당하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극중 그가 곤혹스러운 인상을 쓸 때 종종 그의 진짜 심경이 오버랩된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건 엄정화다. 엄정화는 말 그대로 온몸을 던져 연애에 관한 한 푼수 같은 민준을 연기한다. 다니엘 헤니의 매력에 빠져 있던 관객도 엄정화의 나이를 잊은 귀여움에 킥킥 웃게 된다. 노출이 아니라도 연기를 위해서라면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 직접 보여주니 엄정화가 만들어낸 민준이 생명력을 갖는다.

"쉬크한(멋진)" 여자 민준. 일은 완벽하지만 연애는 젬병이다. 홍콩에서 근사한 데이트를 꿈꿨던 민준은 남자친구에게 바람맞고 만다. 참담한 기분으로 돌아와 출근하던 중 교통사고를 낸다. 고급 외제차에서 나온 말끔한 남자는 유창한 영어로 민준을 쏘아댄다.

회사에 출근해보니 일본계 기업 합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지사장이 와 있고 그 남자는 바로 아침에 교통사고 때문에 만났던 로빈. 로빈은 영어로, 그의 어시스턴트가 된 민준은 한국어로 말하면서 대화가 이어진다(여기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첨가된다). 쌀쌀맞은 태도의 로빈은 민준에게 임무를 맡기고 민준은 좌충우돌 끝에 해낸다.

옆에서 민준을 지켜보던 로빈은 민준이 남자친구와 헤어졌다는 걸 알아내곤 사랑하는 사람에게 뭐든지 퍼주려는 민준의 성격 때문이라고 비아냥댄다. 이에 민준이 격분하자 로빈은 "그럼 날 꺾어봐라"며 도발한다.

로빈을 흔들어놓으려는 민준의 여러 행동이 펼쳐진다.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화려한 옷을 입거나, 도시락을 싸갖고 가거나, 섹시한 차림으로 노래하고 춤추다 넘어지는 등.

조금씩 서로를 향한 사랑을 느끼지만 자신의 마음을 꽁꽁 숨겨두는 두 사람이 진심을 확인해가는 과정이 이어진다.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에서 단 한치도 벗어나지 않은 채 엄정화의 연기력과 다니엘 헤니의 매력에 기댄 영화. 마지막까지 이 영화는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다니엘 헤니잖아~."
12월7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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