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자 부족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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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정자 부족에 비상
  • 윤종원
  • 승인 2006.11.0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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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정자의 비축량이 사상 최저수준으로 급감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5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에 따르면 영국 정부와 불임 치료 의료기관들은 최근 정자 비축량이 사상 최저 수준에 이르러 심각한 문제가 우려되자 건강한 정자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영국내 관련 의료기관들의 70% 정도가 현재 정자를 하나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기부자 찾기도 어려운 사정이다.

일부에서는 불임 치료자가 적절한 정자를 찾으려면 5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우선 군인을 대상으로 정자 확보에 나섰으며, 이들에 대한 구애는 제1차 세계대전중 애국심을 자극한 신병 모집 캠페인을 연상시킬 정도이다.

이미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주둔 군인 일부는 사망이나 불임에 걸릴 경우에 대비해 정자은행에 무료로 정자를 냉동 보관하고 있으며, 또한 기증자의 동의가 있을 경우 사후에 사용할 수 있다.

영국 최대 불임치료기관 체인인 "퍼틸러티 4 라이프(Fertility 4 Life)"측은 정자 기부자에게 약 2천500파운드 상당의 체외수정(IVF) 치료비를 부담하기로 하는 등 관련 기관들마다 유인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영국이 이처럼 정자 부족에 시달리게 된 것은 기존의 익명의 기부 방식을 고쳐, 기부된 정자로 태어난 아이가 18살이 될 경우 자신의 친 아버지를 찾아볼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하면서 비롯됐다.

뒤늦게 자신의 "생물학적인" 아이를 갖게 되는 부담을 의식한 남성들의 정자 기부가 줄면서 한 주요 의료기관의 경우 기부자가 한 달에 19명꼴이었지만 새 법안이 도입되면서 매월 12명꼴로 줄었다.

더 큰 문제는 정자의 질 자체도 떨어져 지금까지 기부 문의를 해온 남성 100명당 오직 5명만이 활용가능한 건강한 정자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정부와 관련기관들은 정자 기부 활동을 경찰이나 선원, 나아가 남성들이 몰려있는 축구경기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그래도 공급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나 스페인 등으로부터 수입도 추진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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