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 규제 및 비현실적 정신건강복지법 개정 통한 입원 장벽 완화 촉구
[병원신문=정윤식 기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회장 조근호)가 세브란스병원 진료실에서 발생한 의료진 피습 사건에 대해 치료 환경 개선과 제도적 허점 보완을 촉구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신건강복지법 등을 신속히 개정해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11월 5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병실 환경 규제 및 비현실적인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에 따르면 2018년 고 임세원 교수 피살 사건 이후 도입된 비상벨 의무 설치나 대피로 확보 등의 조치는 1차 의원에 부담만 가중했을 뿐 실효성이 부족하다.
의사회는 "의료진이 환자에게 공격받을 위험성을 과도하게 우려하면 소극적 진료나 방어 진료로 이어져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 힘들어진다"며 "의료진의 안전은 환자의 예후 및 안전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흉악범죄를 질병 탓으로 돌리는 인식에 대해서도 경계한 의사회다.
정신질환이라는 이유로 폭력행위가 정당화되면 성실히 치료받는 선량한 환자들의 권리가 침해받고 억울함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이에 의사회는 진료실 내 폭력 근절을 넘어 방치된 고위험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대책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비현실적인 병실 환경 규제와 '의사를 인권 탄압자로 규정하는' 정신건강복지법으로 인해 정신과 입원이 지나치게 어려워진 점을 예로 들었다.
의사회는 “입원은 영원한 사회적 격리가 아닌 급성기 환자의 가장 빠른 회복 수단인 만큼, 사법 및 행정 입원 절차를 보완하고 입원실 수가를 현실화하는 법 개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퇴원 환자의 지역사회 관리 부실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병식이 없는 환자가 자율적 판단으로 치료를 중단하지 못하도록 외래치료 명령제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다.
의사회는 “이미 폭력이나 당장의 위해 위험이 발생한 경우에만 개입하는 현행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중증환자의 치료 불이행에 따른 기능 악화 우려를 조기 개입의 근거로 삼고, 지역사회 기관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외래치료 집행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의사회는 의료 행위 방해나 의료진 협박 시 심신미약을 이유로 관대하게 처벌해서는 안 된다며 강력한 제재를 촉구했다.
조근호 회장은 “향후 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적극적인 의견 개진과 협조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정신보건 종사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환자와 국민의 안전, 나아가 건강한 정신건강을 위한 출발점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