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병증 앓은 아이, 대근육 운동 지연 위험도 높아
눈 치료 끝난 후에도 전반적인 성장 상태 확인 필수
[병원신문=정윤식 기자] 미숙아에게 나타나는 안과 질환인 미숙아망막병증이 아동의 시력뿐만 아니라 인지 및 운동 등 전반적인 발달 지연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도출됐다.
건국대학교병원 안과 신현진 교수와 임상약리학과 김태은 교수 연구팀(공동저자 박혜원·박상현)은 2014년부터 2018년 사이 출생한 약 80만 명의 아동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을 확인,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PLOS ONE'에 발표했다고 11월 5일 밝혔다.
미숙아망막병증은 일찍 태어난 아기의 눈에서 망막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자라는 질환으로 중증일 경우 시력 저하나 실명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질환이 눈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뇌와 신경계 발달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일 가능성에 주목,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영유아건강검진 자료를 활용해 대상 아동 80만8,536명 중 미숙아망막병증을 진단받은 7,428명을 따로 분류한 후 만 4~5세 무렵의 발달검사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해당 검사는 언어, 인지, 사회성, 대근육 운동, 소근육 운동, 일상생활 능력 등 6개 영역을 평가했다.
분석 결과 미숙아망막병증 병력이 있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인지 발달지연 위험이 약 1.35배, 대근육 운동 발달지연 위험이 약 1.56배 높게 나타났다.
이는 출생체중과 산모의 건강 상태 등 관련 요인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수치다.
특히, 시력이 정상 범위인 아이들에게서도 발달지연 위험성이 감지됐다.
망막병증 병력이 있으나 저시력이 없는 아이들도 언어, 운동, 일상생활 능력 등의 지연 위험이 약 1.5~1.7배 높은 것으로 파악된 것.
다만 연구팀은 조산과 관련된 여러 요인이 눈과 뇌의 발달에 함께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미숙아망막병증이 발달지연을 직접적으로 일으킨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망막병증 치료가 완료된 이후에도 시력 유지 여부와 무관하게 아동의 전반적인 성장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해 주목된다.
신현진 교수는 “미숙아망막병증은 단순한 눈 질환을 넘어 아이의 발달 상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시력이 정상인 아이도 언어와 운동 등 여러 발달 영역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신 교수는 이어 “영유아건강검진과 안과 진료를 연계해 미숙아망막병증을 경험한 아이들의 발달 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핀다면, 발달 문제를 더 일찍 발견하고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