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산 대지진 피해자 근사사체험 정신치료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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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산 대지진 피해자 근사사체험 정신치료 활용
  • 윤종원
  • 승인 2006.07.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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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전 발생한 중국 탕산(唐山)대지진은 이 도시의 전체 인구 130만명 가운데 24만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수많은 어린이들을 고아로 만들었다.

말 그대로 "죽었다가 깨어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의학적으로는 사실상 사망했던 이런 사람들의 체험을 서양에서는 NDE(Near Death Experiences)라고 부른다. "근사사(近似死)체험" 또는 "임사(臨死)체험"으로 번역될 수 있는 말이다.

중국 정신과의사들은 탕산대지진 당시 여러 사람이 겪은 근사사체험이 재난 구조와 자살기도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정신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실제로 임상 치료에 적용하고 있다고 신화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이들 정신과 의사들 가운데는 20년 가까이 근사사체험 분야를 연구해온 펑즈잉 교수팀도 있다.

펑 교수는 반신불수가 된 3천817명을 포함해 모두 16만4천여명에 이르는 탕산대지진 중상자들 가운데 남자 43명, 여자 38명 등 81명의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이 분야에서는 세계 최대규모의 연구를 진행, 그 결과를 임상치료로 검증했다.

그에 따르면, 자연재해나 불의의 사고로 죽음의 위협을 받았던 사람들은 쉽게 놀라거나 패닉상태에 빠지게 됨으로써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소모해 건강상태가 악화한다.

근사사체험은 사람들에게 재난과정에서 예상되는 사태에 대한 훈련을 시키는데도 사용될 수 있고, 재난 속에서 심각한 정신적 외상을 입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구조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에너지를 유지시키도록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정신과 치료에서는 근사사체험에 관한 사진과 글씨 등도 자살하려는 마음을 먹고 있거나 자살 기도 경험자들에게는 그들의 생명이 귀중하다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근사사체험으로 인한 성격 변화에 관한 지식도 정신과적 문제를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

펑 교수의 연구 대상자 중에서는 죽음이 임박했을 때 자신들의 과거를 빠른 속도로 회상하게 됐다는 사람과 의식이 육체와 이탈하는 느낌을 가졌다는 사람이 각각 절반 가량이었다.

또 약 3분의1은 자신들이 아주 시끄러운 갱(坑)이나 터널 속을 끌려 걸어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4분의1은 육체가 각각 분리돼 떠다니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펑 교수는 연구 대상 81명 가운데 47명은 근사사체험 이후 성격이 온화하게 바뀐 사람도 있고 극단적으로 낙관적이거나 성급한 성격으로 바뀐 사람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근사사체험은 그 사람의 정신, 교육, 직업, 결혼 등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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