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병 전문가 김덕환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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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병 전문가 김덕환 약사
  • 윤종원
  • 승인 2006.07.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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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8천m급 14좌 완등자 한왕용(40)씨는 청소등반대를 꾸릴 때마다 김덕환 약사(58.인천 부평구)의 합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김 약사가 고봉(高峰) 등반 초보자들이 4천~5천m 높이까지 고산병을 이기고 등반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 고산병은 고지대에서 산소 부족으로 생기는 병이다.

2003년부터 매년 2차례씩 히말라야 8천m급 베이스캠프를 청소해 온 청소등반대(대장 한왕용)에는 전문 등산인 외에도 일반인들이 다수 포함된다.

김 약사가 고산병 전문가로 꼽히는 이유는 체력과 경험. 6천m까지는 고산병 걱정없이 거뜬히 올라갈 만한 체력이라 초보자들을 돌 볼 여력이 있기 때문.

더욱이 의학 지식에 6년간의 히말라야 트레킹 경험이 더해져 고산병 증세는 한눈에 알아채고 대처할 수 있다.

고산병이 심해지면 김 약사도 치료보다는 하산을 강권한다. 장기간 방치해두면 폐수종과 뇌수종으로 인해 사망하기 일쑤라 고도를 낮춰야 한다.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는 게 김 약사의 지론. 방법은 체력에 맞게 등반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고산병은 개개인의 체력과 체질에 따라 호흡을 가다듬으며 올라가면 예방을 할 수 있어요. 일반인들은 고봉 등반에 지레 겁을 집어먹고 시도조차 안하는데 제대로 대처만 한다면 누구나 5천m까지 거뜬히 올라갈 수 있어요."
체력으로 따진다면 김 약사는 등반 행렬 선두에 설 만하다. 그러나 대체로 맨 뒤에 자리잡는다.


"체력이 약한 사람들은 뒤처지는데 그때그때 몸상태를 점검하면서 대처를 해야되기 때문에 맨뒤로 올라갈 수밖에 없어요."
김 약사가 등산에 심취하기 시작한 것은 20여 년 전. 지리산은 100번도 넘게 종주했고 3년에 걸쳐 백두대간을 왕복 종주하기도 했다.

더 이상 국내산에 발자취를 남길 곳이 없자 김 약사는 2003년 히말라야로 떠났다. 그 후 매년 두 차례씩 히말라야 트레킹에 나섰다.

8천m급 봉우리인 에베레스트(8천848m), K2(8천611m), 마나술루(8천163m), 다올라기리(8천167m), 안나푸르나(8천91m)의 베이스캠프에 올랐다.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5천895m) 정상도 밟았다.

올해는 5월 초부터 한 달여 가까이 청소등반대원으로 에베레스트에 다녀왔다. 오는 5일에도 청소등반대와 함께 파키스탄 낭가파르바트(8천125m)로 떠난다.

그는 자유로운 히말라야행을 위해 생업인 약국마저 접고 후배가 운영하는 약국에서 일을 도와주고 있다. 후배에게 조건은 히말라야로 떠날 때면 언제든 약국을 비우겠다는 것.

"산에 가면 모든 걸 다 벗어던져 버리고 오는 것 같아요. 걸을 수 있을 때까지는 히말라야로 떠나서 머릿속도 비우고 다른 사람들도 등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라고 김약사는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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