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혈압 기준 재정립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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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혈압 기준 재정립 논란
  • 윤종원
  • 승인 2006.06.0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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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혈압학회가 과학적이고 윤리적으로 옳다고 주장할 수 있는 고혈압에 대한 확대된 정의를 만들려고 한다면 잘못된 길을 선택하는게 될 것이라고 인터내셔널 헤럴트 트리뷴(IHT)이 3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는 단순히 혈압이 높은 것에서부터 더 광범위한 증상들에 이르는 고혈압을 재정의하기 위한 노력들의 모든 중요한 단계들에 제약회사들의 재정지원이 따르기 때문이다.

제약사들은 보다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약을 팔아야 이득을 보려 하는 만큼 공정성에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 20일 뉴욕타임스는 메르크, 노바티스, 산쿄 등의 제약회사들이 고혈압학회에 용도를 특정하지 않은채 7만5천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했고, 이 돈은 새로운 고혈압 정의를 개발하는데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제약회사들은 또 용도를 특정하지 않은 보조금 70만달러를 학회에 지급했고, 학회는 이를 새로운 정의를 확산시키기 위한 만찬을 겸한 강연 비용으로 사용했다.

제약회사들은 질병의 정의에 있어서 주변적인 역할을 하도록 허용하기에는 너무도 이익 추구가 강하다는 것이 이 신문의 지적이다.

현재 수축기 및 확장기 혈압이 140/90 이상일 경우 고혈압으로 정의된다. 이 기준에 따르면 미국인 가운데 6천500만명이 고혈압에 해당된다. 또 5천900만명은 혈압이 120/80 이상인 전단계 고혈압에 해당한다.

현재 고혈압학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새로운 정의에 따르면 전단계 고혈압으로 정의된 사람들 가운데 절반이 다른 위험요소를 감안할 경우 고혈압의 범주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주장의 근거는 단순한 혈압측정으로는 심장병이나 뇌졸중 방지를 위한 처방이 필요한 사람들을 판단해 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심혈관계 위험 요인, 생화학적인 특징이나 기관의 손상 징후 등을 감안해 현재의 고혈압 기준보다 혈압이 낮을 경우도 고혈압 진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 현재 논의되고 있는 새 기준의 요체다.

물론 논의중인 고혈압에 대한 새로운 정의는 특별한 처방을 권고하지는 않고 있지만 결국에는 약 사용량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원칙적으로는 이러한 접근법이 장점이 있지만 일부 학회 회원들 사이에서는 새정의가 명확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지 않고 불가피하게 제약업계와 재정적 관련이 있다는 오점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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