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기관이 경험한 코로나 격리병동 장단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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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기관이 경험한 코로나 격리병동 장단점은?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1.12.13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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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거점전담병원 운영 1주년 심포지엄 개최
전재현 교수, “효율적인 치료 및 감염관리 장점인 반면 인력문제 단점”
임승관 병원장, “실적 경쟁보다 실력 증명하는 공공병원 리더십 중요”

코로나19 확산세가 그칠 줄 모르는 가운데 지난 2년여간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및 격리병동 등을 운영한 공공의료기관이 직접 ‘잘된 점’과 ‘안된 점’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들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진료는 모든 병원의 역할이지만, 공공병원만큼은 수가가 불확실하고 제도와 기반이 갖춰져 있지 않더라도 공공의료기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은 12월 10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운영 1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코로나19와 공존 365, 그리고 다가올 병원의 모습’을 주제로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 및 발전방향을 점검하고 논의하는 시간으로 꾸려졌다.

우선, 전재현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립형 감염병 격리병동을 설치·운영하면서 느낀 장·단점을 소개했다.

현재 국립중앙의료원은 경증과 무증상 환자 중 중증 이환 확률이 높은 고위험군 수용 병동과 중증환자 병동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전 교수에 따르면 격리병동의 가장 큰 장점은 비(非)코로나 환자 진료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전 교수는 “격리병동 전달체계를 수립해 경증부터 중증까지 원내에서 효율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며 “독립건물이 있으면 비코로나 진료가 가능해져 다른 질환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음압병실에서는 개인보호구를 간단하게 착용할 수 있어서 감염관리 효율성도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고 부언했다.

반면 훈련된 인력이 적어 건물에 투입할 인력문제가 심각했고, 운영지침의 부재, 국제 기준과 비교할 때 과도한 음암병동 설치 기준 등은 단점이라는 게 전 교수의 지적이다.

전 교수는 “건물에 투입된 인력이 지치고 힘들어도 교대할 인력이 없고, 처음에는 감염병동 운영지침이 마련되지 않아 일반병동 프로세스로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에볼라와 흑사병 등에 대응하는 최고의 격리수준으로 음압병실을 만들도록 하고 있는데 이 경우 의료인은 보호되지만, 접근성이 떨어져 환자의 위험도가 증가하는 단점이 있다”며 “이처럼 모든 음압시설을 격리시설로 설치하게 한 기준은 비현실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된 후에 격리병동을 어떻게 활용하거나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언급한 전 교수다

그는 “음압병상 건물은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어려운 데다가 유지도 힘들다”며 “앞으로 시설을 만들 때는 재난 상황이 끝난 이후에도 오랫동안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무게를 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감염병 대응뿐만 아니라 모범적인 표준을 제시하는 것도 감염병 위기대응에서의 공공병원의 역할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임승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은 “공공병원이 없는 지역이면 어느 병원이든 취약계층에 대해 차별적이지 않은 진료를 해야 하고, 그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공공병원의 역할”이라고 언급했다.

즉, 지방의료원·적십자병원으로 대표되는 지역병원부터 근로복지공단병원·보훈병원·경찰병원 등 특수목적병원, 국립중앙의료원·국립대병원처럼 종합적 진료를 제공하는 병원, 보험자병원 역할을 하는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등 공공의료기관 유형 간 생태계가 단절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임 병원장은 “공공병원의 경우 실적 경쟁보다는 실력을 증명하는 리더십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지원을 해주면 무언가를 하겠다는 계획서가 아니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처럼 이전부터 꾸준히 준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적용해 과실이 있건 없건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실천의 경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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