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 신약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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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 신약이 몰려온다
  • 윤종원
  • 승인 2006.05.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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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병 치료제부터 항암제까지 올해 10여개 대형 의약품 각축

신약 하나가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보통 12~13년, 8~9억 달러가 소요된다. 이런 까닭에 제약 기업들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시장 상황을 고려해 `될 성 부른 신약"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마련이다

또한 최근에는 `더욱 효과적이며, 간편하고, 부작용이 적은" 약물에 대한 요구가 늘면서 약효는 물론 기능까지 업그레이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대상 영역 역시 말기 암환자부터 성인병 위협 차단, 안구건조증 치료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이다. 건강한 수명 연장과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현대인의 기호에 딱 들어맞도록 전략적으로 설계된 약물이 아니면 블록버스터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 출시됐거나, 출시 예정인 신약 중 시대의 요구를 반영한 예비 블록 버스터 신약들을 살펴본다.

◇ 성인병 위협, 이제 치료만으론 부족..예방효과까지 있어야 = 요즘 제약업계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키워드가 `다기능 약(Multi-action drug)", `똑똑한 약(Smartpill)"이다.

즉 한가지 질환을 치료하는데 그쳤던 것에서 이제는 2~3가지 이상의 질환 치료를 한꺼번에 할 수 있는 다기능 약물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들 약물은 특히 중년 이후 생명을 노리는 성인병을 타도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들은 이미 발생한 질환을 치료하는데 머물기보다 건강한 사람들이 더욱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 하는 기대에 맞춰 예방 효과까지 갖추고 있다.

대표적 신약으로는 올 4월 출시된 화이자의 카듀엣과 올해 출시 예정인 베링거인겔하임의 아그레녹스를 들 수 있다. 또 인슐린 주입에 혁신을 일으킨 화이자의 엑슈베라 역시 출시 이후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듀엣(Caduet)은 고위험군에 속하는 고혈압 환자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는 약물로 고혈압 환자 중에서도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등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고혈압약인 노바스크와 콜레스테롤 저하제리피토의 복합제인 `카듀엣"은 하루에 한번, 식사와 상관 없이 경구 복용하며 한 알로 심혈관계 위험 요인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미국에서는 2004년 출시됐으며 국내에서는 올해 4월에 출시됐다.

고혈압과 함께 한국인의 주요 사망 중 하나인 뇌졸중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아그레녹스(Aggrenox)는 뇌졸중 발생 후 나타나는 재협착을 예방하기 위해 평생을 복용해야 하는 항혈소판 제제다.

아그레녹스는 유럽과 미국에서 출시된 이후 전세계에서 약 2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보이고 있는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질환의 특성에 따라 평생을 치료약물에 의존하는 만큼 약물의 효과와 약값이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약은 기존 치료제 대비 가격이 약 3분의 1 수준이면서도 효과는 뒤지지 않는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 약은 내년 초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당뇨병 치료에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화이자의 엑슈베라(Exubera) 역시 조만간 출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엑슈베라는 주사제가 아닌 흡입형 인슐린으로 식전에 구강을 통해 흡입하면 폐 내부로 유입되는 건조 분말 타입이다.

올해 1월 유럽에서 먼저 승인을 받았으며, 미국 식품의약품국(FDA)는 지난해 9월 허가권고를 결정한 바 있어 미국 시장 데뷔도 임박한 상태다. 국내에도 올해 안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 제약산업의 `블루오션" 항암제 = 이름을 대면 알 만한 대규모 제약사들은 앞다퉈 항암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인의 사망원인 1위인 암 정복이 큰 과제로 남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획기적인 항암제 개발이 제약산업의 블루오션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말기 암 환자의 수명 연장 및 삶의 질에 초점을 둔 표적치료제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이들 약품은 암의 완치는 아니지만, 말기 암 환자들의 고통을 줄이고, 암의 진행을 억제하거나 종양의 크기를 줄이는 등 생명을 연장하는데 목적이 있다.

물론 이들 약 중 일부는 보험 급여가 확대돼 경제적인 비용 부담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대다수는 값비싼 비용 때문에 부자들의 약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게 흠이다.

올해 국내에 출시된 항암제는 특히 폐암 분야에 포진해 있다. 폐암의 경우 대표적 표적치료제로 꼽히는 아스트라제네타의 이레사(Iressa), 올 4월에 출시된 로슈의 타세바(Tarceva)와 릴리의 알림타(Alimta·premetrexed)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폐암의 한 종류인 `비소세포성 폐암" 치료제로 기존 화학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 주로 사용된다. 알림타는 폐암 외에도 폐암과 흉막에서 발생하는 악성 흉막중피종의 유일한 치료제이며 타세바는 폐암의 타깃 치료제로서 암이 발생하는 부위에 관련된 효소를 저해하는 약물로 이레사와 같은 경구용 복용제다.

말기 대장암 역시 로슈의 아바스틴(Avastin)과 한국 머크의 얼비툭스(Erbitux)와 같은 생명 연장 약물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말기 대장암 치료제인 아바스틴은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청(KFDA)의 허가를 받고 현재 전국 30여개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얼비툭스는 올 4월 국내에 출시됐다.

의약전문가들은 이밖에 다양한 통증을 개선하는 화이자의 리리카(Lyrica) 역시 예비 블록버스터로 꼽고 있다.

리리카는 신경병증성 통증 및 수시로 나타나는 발작 등의 간질을 치료하는 약물로 1일 2회 복용하기 때문에 기존 치료제에 비해 편리하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통증과 간질환자에게 흔히 동반되는 수면장애와 정서장애에도 탁월한 개선 효과를 보인다고 회사측은 설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출시됐다.

◇ 안구건조증 인구 급증, 거대 시장을 노린다 = 내원 환자 기준으로 집계한 국내 안구건조증 환자는 120만명에 달한다. 굳이 병원을 찾아 전문처방을 받지 않는 증상이라는 점과 매년 늘어나는 라식수술 환자까지 고려하면 국내 잠재 환자는 규모는 엄청나다.

안구건조증은 평생 인공 누액을 달고 살아야 하는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엄청난 잠재 시장을 노리고 개발된 안구건조증 치료제가 바로 엘러간사의 레스타시스(Restasis)다.

미국 FDA로부터 2002년에 승인을 받은 이 약은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안구건조증 전문치료제로 2005년 안구건조증 시장의 55%를 점유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에는 올 3월에 출시됐다.

레스타시스는 대부분의 안구건조증이 각막에 생긴 염증으로 유발되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주성분은 면역억제제(Cyclosporine Ophthalmic Emulsion 0.05%)로 안구건조증 환자의 면역 반응을 조절해 눈물 분비를 촉진,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시켜준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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