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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미래 바이오 혁신신약은 바이오클러스터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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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미래 바이오 혁신신약은 바이오클러스터에서 나온다
  • 박해성 기자
  • 승인 2020.01.1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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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홍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글로벌팀장
이홍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글로벌팀장
이홍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글로벌팀장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일반인은 바이오 주식이 날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환자는 불치병으로 여겨진 질환에 대한 새로운 바이오의약품이 개발되기를 기대하고, 정부는 바이오헬스 산업이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되어주기를 기대하고, 제약사는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2018년 세계 의약품 시장은 약 1.2조 달러(약 1400조원)의 규모이고, 그 중 바이오의약품은 약 2400억 달러(약 280조원)으로 전체 의약품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의 바이오의약품의 비중이 크다고 할 수 없는데, 왜 모두 바이오의약품에 관심을 쏟고 있을까?

첫 번째 이유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바이오의약품의 엄청난 기대 수익이다.

바이오의약품은 기존 화학의약품으로 치료할 수 없는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되는 경우가 많아, 시판되기만 하면 잠재적인 수요가 상당하다. 거기다 판매되는 가격 또한 높아, 출시되는 바이오의약품의 매출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의 비중이 20%에 불과하지만, 세계 매출 상위 100개 품목의 매출 중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3%에 달하고, 세계 매출 상위 10개 품목 중 7개 품목이 바이오의약품인 점을 보면, 혁신 바이오신약 개발이 얼마나 큰 황금알을 낳는지 가늠할 수 있다.

상위 100개 품목의 바이오의약품 매출 비중(자료 출처: Evaluate Pharma, May 2019 / 재구성)
상위 100개 품목의 바이오의약품 매출 비중(자료 출처: Evaluate Pharma, May 2019 / 재구성)

두 번째 이유로는, 작은 연구소에서도 혁신 바이오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화학의약품 시장에서는 글로벌 제약사가 아닌 이상, 혁신 신약을 개발하기는 상당히 어려웠다. 글로벌 제약사가 오랜 R&D 경험으로 누적한 후보 물질 중에서 신약을 개발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에, R&D 경험이 부족하고, 개발 경력이 짧은 우리나라 제약사들이 혁신 신약을 개발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바이오의약품의 개발 패러다임은 완전히 다르다. 바이오의약품은 소규모 벤처회사나 대학 연구실에서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혁신 바이오신약의 초기 개발이 가능하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가속화하는 촉진제가 되었다. 글로벌 제약사를 포함한 모든 제약사는 바이오신약 후보 물질을 찾기 위해, 대학을 비롯한 스타트업(Start-up), 소규모 벤처사 등은 R&D를 이어나갈 수 있는 자금 확보를 위해, 서로간에 지속적으로 협업하기를 희망한다.

실제로 올해 개최된 유럽 최대의 바이오의약품 행사인 바이오유럽(Bio-Europe) 2019에서는, 세계 60여개국에서 2,000여개 회사의 4,300여명이 참여해 약 28,000건에 달하는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기술력을 가진 소규모 회사와 파이프라인 확보를 원하는 제약사들 간의 니즈가 상당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1년에 몇 차례 있는 행사를 통해, 서로가 적절한 시기에 만나기는 상당히 어렵다. 기술력이 있는 소규모 회사는 자본과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나, 투자받을 기회도 적을뿐더러 투자를 받더라도 시간이 상당히 소요된다. 파이프라인 확보를 원하는 회사는 세계 수많은 소규모 회사들 중에서, 원하는 영역의 기술을 가진 회사를 찾기가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오클러스터(Bio Cluster)가 존재한다.

바이오클러스터는 주로 대학 연구소, 대학에서 분사된 스타트업, 소규모 벤처 등이 R&D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과 파이프라인 확보를 원하는 회사들이 원하는 기술을 가진 회사를 연계해주는 역할을 한다.

일례로 영국 남동부 지역에는 런던-옥스포드-캠브릿지를 중심으로 바이오클러스터가 형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런던 지역을 보면, Queen Mary University of London, Imperial College London, King's College London, University College London의 4개 대학을 중심으로 연구소, 대학병원, 대학에서 분사된 스타트업, 소규모 벤처들이 모여 있고, 이들에게 자금 및 행정 지원과 자문, 기업과의 연계를 도와주는 런던 지역의 MedCity, London Advanced Therapy가 있다. 이 외에도 영국 전역을 커버하는 국립보건연구원(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Research, NIHR), 영국 국제통상부(Department for International Trade, DIT)가 클러스터 내의 기업을 지원해 주고, 유럽연합(EU)의 Horizon 2020 정책에 따라 Innovative Medicines Initiative (IMI) 등에서도 자금을 지원해 주고 있다.

런던 지역 대학병원에서 기술을 취득하여 벤처를 설립한다면, 많은 기관들이 R&D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되어 있는 시스템이다. 반대로 파이프라인 확보가 필요한 회사들은 개별 기업을 접촉할 필요없이, MedCity나 London Advanced Therapy와 접촉한다면, 보다 쉽게 원하는 기업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기술을 가진 소규모 회사들이 바이오클러스터에 모이고, 기술을 찾는 회사들도 당연히 바이오클러스터를 찾을 수밖에 없게 되는, 이른바 바이오의약품 생태계(Ecosystem)를 이루게 된다.

바이오클러스터는 세계 각지에 수없이 많이 있다. 미국의 Boston, San Francisco, San Diego 등 17개 지역과, 유럽의 독일, 프랑스, 벨기에 등에도 여러 개의 바이오클러스터가 있으며, 아시아에도 많은 바이오클러스터가 있다.

바이오클러스터가 많은 만큼, 기술력 있는 회사들은 필수적으로 바이오클러스터에 모이고, 대형 제약사들도 기술 개발을 최대한 빨리 접하기 위해 바이오클러스터에 모인다. 그렇다면 세계 의약품 시장을 주름잡을 혁신 바이오신약은 바이오클러스터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도 서울, 송도, 충북 등지에 여러 바이오클러스터가 그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바이오클러스터에서 세계를 놀라게 하는 혁신 신약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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