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아, 에이즈퇴치 식물 유전자 독점권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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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아, 에이즈퇴치 식물 유전자 독점권 주장
  • 윤종원
  • 승인 2004.10.2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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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아 정부가 일부 태평양 국가들에 서식하는 나무 껍질에 들어있는 에이즈 및 암 퇴치 유전자에 대해 독점권을 주장, 주변 국가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사모아는 최근 지난 1992년 체결된 국제생물다양성협약(CBD)을 적용, 에이즈 및 암 치료용 시약 프로스트라틴의 주성분인 마말라 나무(학명 homalanthus nutans)에 대해 처음으로 독점권을 주장했다.

사모아는 또 프로스트라틴을 개발중인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UC 버클리)과 50대 50의 비율로 수익을 분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사모아가 마말라 나무 유전자에 대해 소유권을 갖게 되면 이 나라는 자국 뿐만 아니라 태평양 일대 다른 나라에서 자라는 마말라 나무 껍질에 대해서도 독점 공급권을 갖게 된다.

마말라 나무 껍질은 오래 전부터 피지와 타히티, 바누아투, 호주 등지에서 전통적 약재로 사용돼 온 것이다.

조 킬 사모아 상무장관은 "연구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는 사모아만이 마말라 나무를 생산하고 수확할 수 있으므로 이를 가공해 약품을 생산하려는 사람들은 사모아를 통해서만 이 나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락의 치료사들을 통해 처음 이 나무를 UC 버클리 식물학자 폴 콕스에 게 소개한 서쪽 끝 마을 팔레알루포의 클라크 피터루 족장은 이런 계약은 다른 태평양 국가들 사이에 분노를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변호사이자 환경운동가이기도 한 피터루 족장은 "마말라 나무 성분에 대한 소유권 주장은 국민과 상의하지 않고 결정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프로스트라틴 성분에 대한 특허권은 7년 전 UC 버클리를 비롯한 미국내 3개 기관이 따 냈지만 이는 주권침해 정도가 아니라 주권에 대한 정면 공격"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16개국으로 구성된 태평양 포럼이 전통적 지식과 관련한 권리 문제를 연구해왔지만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콕스는 마말라 나무가 태평양 지역 다른 나라들에서도 자란다는 점을 시인하면서도 사모아가 연구과정에 광범위하게 기여했기 때문에 이 나라가 유전자 서열에 대한 권한을 얻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콕스는 20년 전 마말라 성분 약으로 간염을 치료하던 사모아의 치료사를 만난 뒤 이 약의 샘플을 미 전국암연구소(NCI)에 보냈으며 NCI는1991년 프로스트라틴이란 단백질 성분을 분리해냈다.

이 물질에 대해서는 콕스와 에이즈연구연맹, NCI가 공동으로 특허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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