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크리스마스 건너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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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크리스마스 건너뛰기
  • 윤종원
  • 승인 2005.12.0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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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국내에서도 출간된 존 그리샴의 소설 "크리스마스 건너뛰기"를 본 독자들의 서평에는 대부분 "영화로 만들어지기 딱 좋은 소설"이라는 문장이 들어 있다. 사람들의 생각은 비슷한가보다. 작년에 영화로 만들어졌고, 국내서는 올해 개봉된다.

법정 스릴러의 대가로 일컬어지는 존 그리샴의 소설 중 순수 문학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보내는 미국인의 일상을 섬세하게 그렸다. 이를 "아메리칸 스윗하트"를 연출하고,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이사직을 맡고 있을 때 "식스센스", "토이스토리2", "아마겟돈"을 기획했던 "미다스의 손" 조 로스가 감독을 맡았다.

크랭크 부부는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페루로 간 딸 블레어를 공항에서 배웅하고 돌아온다. 세무사인 루터 크랭크(팀 앨런)가 계산해보니 작년 크리스마스 경비로 무려 6천100달러를 썼다.

어느 집보다도 근사한 트리, 누구나 참석하고 싶어하는 멋진 파티, 한 사람도 빼놓지 않는 선물, 가장 비싼 크리스마스 카드, 경찰을 위해 기부하듯 사는 달력까지.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돈이라는 생각이 퍼뜩 든 것.

루터는 아내 노라(제이미 리 커티스)를 설득한다. 그 돈이면 우리 부부가 오붓하게 무려 열흘 동안이나 카리브해 크루즈 여행을 즐기고 올 수 있다고.

께름칙하지만 노라도 마지못해 동의한다. 부부는 마을 사람들의 분노에 찬 시선을 이겨내며 하루하루 날짜만 가길 기다린다.

세상에, 그러던 어느날. 딸이 벼락 같은 전화를 한다. 페루인 남자친구를 데리고 이번 크리스마스에 온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에 눈을 한번도 보지 못했던 남자친구에게 환상적인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보여주고, 어머니가 주최하는 파티의 따뜻함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

루터와 노라는 부랴부랴 성탄절 당일에야 파티 준비와 집안 장식을 하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블레어가 가장 좋아하는 햄을 웃돈까지 얹어 샀지만 자동차 바퀴에 "압사"돼버리고, 지붕 위 눈사람을 혼자 낑낑 매달려다 루터는 루프에 매달린 신세가 된다.

구세주처럼 등장한 인물은 날개 달린 천사가 아닌 바로 이웃 주민들. 아이들을 늘 따뜻하게 보살펴줬던 마음 착한 블레어를 맞기 위해 크리스마스에 파티를 하지 않고 크루즈나 떠나려 했던 "정신 나간" 부부를 돕기로 한다.

미국식 생활 방식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영화는 미국에서조차 사라져가는 따뜻한 감성을 담았다. 가족애, 이웃간의 정 등 사람 사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의 의미를 되새긴다.

영화는 모든 것을 영상으로 보여주기에 상상력을 동원해 머릿속에 영상을 그려가는 소설보다 긴장감이 모자랄 때가 종종 있다.

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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