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그림 형제-마르바덴 숲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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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그림 형제-마르바덴 숲의 전설
  • 윤종원
  • 승인 2005.11.1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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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은 언어로 번역돼 읽히고 있다는 그림 형제의 동화. 어린이를 위한 동화이지만 그 속에는 늘 마법의 판타지가 존재하고, 생과 사를 둘러싼 모험 같은 사랑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아이들을 잡아먹으려는 마녀가 등장하는 "헨젤과 그레텔", 마녀에 의해 높은 탑에 갇힌 "라푼젤", 이 세상 최고의 미녀가 되기 위한 계모의 흉악한 음모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포장된 "백설공주"까지. 해피 엔딩의 동화라고는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그리고 어른이 돼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더욱 섬뜩한 내용이다.

그림 형제는 19세기 독일 문학에서 민화를 재정비한 문인으로도 유명하다. 곳곳에 흩어져 있는 민화를 발굴해 글로 남겼고, 이 민화는 그들의 작품에서 아주 유효하게 쓰였다.

그런 그림 형제가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전설을 믿는 제이크 그림(히스레저)과 지극히 현실적인 윌 그림(맷 데이먼) 형제는 사기꾼 퇴마사다. 전설과 괴담이 내려오는 외진 마을을 골라 그 내용대로 거짓 마귀를 동원해 불안감을 고조시킨다. 그때 구세주처럼 나타나 높은 가격을 받고서 마귀를 물리친다. 한마디로 "짜고치는 고스톱"인 셈.

이런 행각이 프랑스 정부에 의해 발각되고 프랑스 지배하에 놓인 독일 마르바덴 마을의 미스터리를 풀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한 지경에 이른다. 이 마을에서는 지금까지 9명의 소녀가 숲에 들어간 뒤 실종됐다.

자신들처럼 누군가 거짓 마법을 걸었다고 생각했던 형제는 막상 나무 뿌리가 움직이고, 까마귀와 늑대인간이 공격하는 숲의 기괴한 분위기에 압도당한다. 마법의 존재를 믿어온 제이크는 동생 윌보다 앞서 숲의 마법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아버지와 두 여동생의 실종 이후 마을에서 "마녀"로 불리는 안젤리카의 도움을 받아 숲의 비밀을 파헤치던 이들은 500년 동안 죽지 못한 채 형체를 유지해온 거울여왕(모니카 벨루치)이 실존해 있으며, 영원한 아름다움을 얻기 위한 그의 계략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마법의 힘과 사투를 벌이게 된 이들의 여정이 숨가쁘게 전개된다.

리들리 스콧 감독과 함께 할리우드의 비주얼리스트로 꼽히는 테리 길리엄 감독의 정성이 화면 곳곳에 녹아 있다. 판타지와 현실을 공존시키기 위한 마을을 아예 지었다. 장중한 숲의 정경과 함께 마음 속에 있는 밑바닥 공포를 실현시키기 위한 각종 오브제들이 환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소녀를 삼키는 말과 아무리 칼을 휘둘러도 없어지지 않는 진흙인간은 상상 속의 공포심을 구체화한다.

영화 속에서 그림 형제 동화의 주인공을 찾아보는 묘미는 팁이다. 신데렐라의 유리구두, 헨젤과 그레텔의 등장, 개구리 왕자,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키스, 라푼젤의 긴 머리 등이 숨겨져 있다.

"그림 형제-마르바덴 숲의 전설"이 17일 개봉해 겨울 시즌 판타지 영화의 첫 포문을 열고 이후 "해리 포터와 불의 잔", "나니야 연대기-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등이 기다리고 있다.

사족. 모니카 벨루치의 미모는 그 자체로 판타지다. 그 미모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해 안타까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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