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기적 식욕억제 호르몬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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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기적 식욕억제 호르몬 발견
  • 윤종원
  • 승인 2005.11.14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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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의 체중을 8일만에 20% 감소시키는 획기적인 식욕억제 호르몬이 발견되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내분비내과 전문의 아론 수에 박사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11월11일자)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1999년에 발견된 식욕촉진 호르몬 그렐린(grelin) 유전자가 식욕을 차단하는 또 다른 호르몬을 가동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이 새로운 호르몬을 오베스타틴(obestatin)으로 명명했다고 밝혔다.

수에 박사는 오베스타틴을 인공합성해 살이 찌지 않은 보통 쥐에 주사한 결과 먹이 섭취가 절반으로 줄면서 8일만에 체중이 20% 감소했다고 말했다. 비만 쥐도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실험을 해봐야 알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호르몬은 또 위장을 비우는 속도와 음식이 소장-대장을 통해 내려가는 속도를 지연시키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그렐린의 배고픔 유발 효과를 상쇄시키는 것이라고 수에 박사는 밝혔다.

수에 박사는 그렐린에 이르는 유전자배열 끝부분에 또 하나의 단백질인 오베스타틴이 달려있었다고 밝히고 이 단백질은 인간과 최소한 10종류의 포유동물에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말했다.

단일 유전자 배열구조에 하나 이상의 단백질이 달려있는 것은 드물며 특히 서로 반대되는 기능을 수행하는 두 단백질을 갖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렐린의 자매 호르몬인 셈인 오베스타틴은 장(腸)에서 만들어진다고 수에 박사는 밝혔다.

위에서 생산되는 그렐린은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으로 이런 호르몬이 생긴 이유는 초창기의 인류가 먹이가 풍성할 때에 많이 먹어 저장해 두었다가 기근이 닥칠 때 쓰기 위해였으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학설이다.

지금까지 식욕억제 호르몬이 발견될 때마다 크게 보도되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실질적인 비만치료법으로 이어진 경우는 거의 없다. 예를 들어 1994년에 발견된 식욕억제 호르몬 렙틴(leptin)은 쥐실험에서 체중을 감소시켰지만 사람에게는 효과가 없었다.

이번에 새로 발견된 오베스타틴이 사람에게 과연 식욕억제 효과를 유발할 수 있을지는 아직은 미지수지만 비만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에 박사는 식욕을 억제하고 자극하는 것은 위장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위장에 있는 여러 호르몬과 물질들이 배가 고픈지 아닌지를 뇌에 알리는 복잡한 메커니즘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말하고 실제로 오베스타틴은 쥐의 위 뿐 아니라 뇌조직에서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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